"가상자산산업 성장 위한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돼야"
대선 앞두고 업계·전문가 정책 제안
실명계좌 확보 등 현행 특금법 문제점 지적…"투명한 규제 수반돼야"
2022-01-12 15:39:03 2022-01-12 16:30:44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가상자산산업 진흥을 위해 '디지털자산위원회'가 설립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가상자산산업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규제에 무게가 쏠려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상자산 시장 상황에 맞춰 차기 정부가 투명한 규제와 적극적인 육성 정책을 펼쳐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12일 한국핀테크학회는 오전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 등과 함께 '가상자산 제20대 대선 아젠다,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방안' 정책포럼을 열고,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2일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핀테크학회와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공동 주최로 '가상자산 제20대 대선 아젠다,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방안' 정책포럼이 열렸다. 이날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이 토론에 앞서 현 가상자산 규제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이선율 기자
 
이날 김형중 고려대 특임교수 겸 한국핀테크학회장은 포럼에 참석해 "디지털화폐, 디파이,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메타버스, P2E(수익지향게임) 등 디지털자산의 영역은 날로 확장되고 있고, 올해는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 출현할지 모른다"면서 "섣불리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면 유망산업이 착근하기 전에 싹을 자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현재 규제 감독을 관할하는 부처인 금융위원회와 동일한 규모와 지위로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금융위는 규제기관이었기에 진흥에 더 초점을 맞추려면 디지털자산위원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 산하에 가상자산검사과를 신설했는데 그 역시 주된 임무가 관리·감독이다. 디지털경제라는 신세계를 개척하려면 새로운 대통령이 디지털자산위원회라는 새로운 조직을 통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 다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토대로 규제에 나선 정부의 기존 정책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실명계좌 확보 조항으로 불합리한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실명계좌에 폐쇄적"이라며 "은행이 자금세탁방지 등 금융사고 관련 리스크를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주도록 규정한 지침으로 특정 거래소만 이익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오훈 차앤권 법률사무소 파트너 변호사는 "지난해 금융위에서 25곳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현장컨설팅을 실시했는데 신고여건에 해당하지 않은 데이터관리 정책, 서비스 관리 등 내부 통제 수준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면서 "거래소에 대한 은행계좌 발급에 대한 관리감독을 사실상 금융위가 개입하고 있는데 위험평가 등은 은행이 주도하며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시장경쟁주의에 저해된다"고 꼬집었다.
 
12일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핀테크학회와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공동 주최로 '가상자산 제20대 대선 아젠다,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방안' 정책포럼이 열렸다. 사진/이선율 기자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금융위는 금융산업의 진흥정책과 규제·감독을 다 관할하고 있다"면서 "금융위 내부에서 권한이 상충된다. 중앙은행에게 규제감독을 맡긴 영국처럼 국내도 진흥정책과 규제·감독 정책을 분리해 운영해야 하며 디지털자산위원회도 그런 방향에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 학회장은 "아날로그 금융은 한국이 세계 30위지만 디지털 금융에서는 세계 넘버원이 돼야한다"면서 "정부에서 과도하게 간섭하는 장치를 막는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은행에 금융사고 등 위험 부담을 부여하는 방식으로는 디지털 자산시장이 성장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안유화 성균관대 금융학 교수는 "조만간 메타버스에서의 한국 GDP가 현실에서의 한국 GDP를 초과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미래는 디지털계좌 기반으로 움직이는 중인데 한국은 은행계좌 기반 개념이 깔려 있어 은행에 책임을 묻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도 디지털 기반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은행계좌 기반에서 관리감독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산업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전통은행 접근방식으로는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글로벌 규제 동향에 맞춰 국내 역시 현행 법안 개선이 필요하고 안 교수는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정부의 규제가 불명확하고 투명성이 부족했다면서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가상자산위원장)은 "2018년 초 국내 ICO(가상화폐 공개) 금지조치가 내려졌을 당시 정부는 ICO 금지와 맞물려 거래소들의 해외법인 설립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했는데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등에서 우회로 거래소 법인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이같은 모호한 규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도 대표의 시각이다. 이어 "실명계좌 역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정부는 규제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야 하며, 무엇이 금지되고 허용되는지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이 포블게이트 대표는 "처음 ICO하면서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유틸리티 토큰 이외에 금지하니까 NFT가 등장했다"면서 "NFT시장이 이제는 큰 시장이 됐는데 현 상황에서 아날로그 시대에 있는 기관과 정책들이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히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화 시키는 게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서 모델이 필요한데, 디지털자산위원회가 만들어져 이러한 변화에 맞춘 역할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싶다"고 덧붙였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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