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주어와 서술어를 정확히 입력해 명령하지 않아도 알아서 이해하는 똑똑한 인공지능(AI)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 중에서는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를 중심으로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이들 기업들은 기존 AI기술에서 더 고도화된 초거대 AI 기술로 역량을 넓히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사진/네이버
국내에선 네이버가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의 상용화를 시작했다. 하이퍼클로바 한국어 모델은 네이버 자체 슈퍼컴퓨터를 통해 2040억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춰 보다 고도화된 인지 능력을 수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가 더 정교한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 일론머스크가 설립한 오픈AI인 'GPT-3' 대비 6500배 더 많은 한국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회사 측은 강점으로 꼽고 있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경쟁력을 기반으로 네이버 생태계 내 다양한 서비스를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사업 구상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쉽게 AI를 접근할 수 있고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로, 현재 음성인식부터 쇼핑, 회의록 작성, 검색, 케어콜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 전용 네이버쇼핑 'FOR YOU'에 하이퍼클로바를 적용 중인데 쇼핑과 관련해 이용자 개인 관심사와 취향을 모아 보여준다. 이외에 음성 기록 서비스 '클로바노트', 독거 어르신 안부와 정서를 체크하는 '클로바 케어콜'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네이버앱 음성검색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 △대용어 포함 모든 발화에 연속발화 적용 △긴 구어체나 어려운 질의를 키워드형으로 자동 변환 △음성인식 오류 감소 등으로 음성검색 성능을 크게 개선시켰다. 향후에도 네이버는 개발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펼쳐 네이버 생태계 내에서 AI 기술 적용 영역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초거대AI를 구현하는 데 있어 인프라와 데이터, 역량 등이 필수 요건인데 우리는 이러한 요소들을 갖췄고 관련 투자도 늘리는 중"이라며 "인프라는 지난 10월 국내 최초 슈퍼컴퓨터를 도입해 초거대 AI 개발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인프라를 확보했고, 국내 연구기록중에서도 우리가 (AI부문) 1등으로 꼽히고 있는 등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카카오의 민달리 이미지. 사진/카카오브레인
카카오는 AI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필두로 '초거대 AI' 역량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아직까지 초거대 AI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진 않았지만 세계 최대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에 초거대 AI를 잇따라 공개해오며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했다. 또 최근에는 전문성이 있는 금융·은행권, 디지털헬스케어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을 해오는 중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최근 초거대 AI '코지피티(KoGPT)'와 멀티모달AI(복수의 의사소통 채널을 가진 AI) '민달리(minDALL-E)'를 한달간의 시차를 두고 공개했다. 코지피티는 한국어를 사전적·문맥적으로 이해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값을 보여주는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로, 카카오는 코지피티의 파라미터를 60억개에서 300억개로 5배 늘렸다. 민달리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도출해내는 AI로, 1400만장의 문자와 이미지묶음을 사전에 학습할 수 있다. AI가 명령어 맥락을 이해하고 직접 이미지를 그리거나 교육자료 제작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카카오는 내년 초부터 글, 이미지, 영상 등을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 모달리티 AI'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카카오 계열사 외 다른 기업들과도 협력관계를 넓혀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간 오픈소스를 공개해온 행보를 보면 협력을 토대로 사업 역량을 넓히겠다는 구상도 깔려 있다.
그러나 카카오 AI의 파라미터 규모가 타사 대비 현저히 적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많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실용성'을 강조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지난 20일 간담회에서 "규모가 클수록 학습과정이 복잡해 사용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이미 해외에서는 규모를 ‘실용구간’으로 내려 추론을 강화하고 언어모델의 기억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는 등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초거대 모델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구조를 바꾸고 있으며, 6억에서 80억개 파라미터 수준이 실시간 응답이 가능해 실용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현재 개발 중인 초거대 AI에서 교육과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역량을 키우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AI신약개발 스타트업 갤럭스에 50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 중이다. 갤럭스를 글로벌 1등으로 키워 고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구현하겠다는 게 최종 목표다. 당장 내년 1월 중으로는 20억건의 데이터셋 일부를 공개하는 한편 다음과 카카오톡 내 검색에 초거대 AI를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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