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둘러싼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 간 2차 공판이 열린다. 교보생명의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공모가 이뤄졌는지 들여다볼 예정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과 관련해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명에 대한 2차 공판이 진행된다. 앞서 검찰은 부정 청탁, 금품수수 등 부당한 금전상의 이득을 얻도록 가담했다는 판단에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들은 교보생명 가치 평가에 적용할 평가방법, 거래 범위, 비교대상기업, 가격 등을 결정해 안진 회계사들에게 전달했다. 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이같은 내용을 반영해 어피니티 컨소시엄에게 유리하도록 교보생명의 주식가치 평가를 높여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1차 공판에서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안진회계법인에 교보생명의 주식가치 평가 방법 등을 이메일로 수정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결과 교보생명의 1주당 가치평가 금액이 20만원대에서 40만원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진회계법인은 투자자들 지시로 단순 계산 업무만 수행했다고 반박했다.
법정 공방의 시발점인 풋옵션 분쟁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니티컨소시엄이 풋옵션 가격에 이견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2012년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인수한 어피니티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무산되자 2018년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풋옵션을 인정하지 않자 이듬해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특히 이번 2차 공판은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최근 ICC가 내린 판결을 두고 장외 설전을 벌이고 있어 더욱 이목이 쏠린다. ICC는 1주당 40만9000원에 산정된 풋옵션 가격이 적절치 않지만, 어피니티컨소시엄의 풋옵션 계약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서로가 승소했다며, 2차 공판까지 연관지어 공방을 펼치는 중이다.
어피니티컨소시엄 측은 "ICC 중재판정부가 안진회계법인을 독립적이고 공신력있는 평가기관으로 인정했으며, 교보생명의 주식 가치도 독자적으로 산정했다"고 강조했다. 안진회계법인이 독자적으로 가치평가 결과값을 산정했기 때문에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도 무죄라는 주장이다.
이에 교보생명 관계자는 "ICC 중재판정문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국내에서 한창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면서 "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 과정에 대한 ICC 중재판정부의 판단과 현재 국내법원에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은 별개의 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ICC는 안진회계법인이 기소된 사실은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는 무죄를 전제로 한다'는 원칙과 ICC 중재판정부는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유죄 여부를 판단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 판정을 내릴 수 없다고 판시했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 사진/교보생명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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