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가치투자 1세대’ 이채원 전문가가 돌아왔다. 국내 최초로 가치투자 펀드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공모펀드 업계의 한 획을 그었다면 이번에는 사모펀드로 복귀해 업계 최초로 ‘ESG 행동주의 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둥지는 라이프자산운용이다. 전신인 다름자산운용을 인수해 이사회 의장을 맡기로 했다. 이채원 의장과 오랜 시간 뜻을 함께 한 강대권 전 유경PSG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와 다름자산운용을 설립한 남두우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의장이 라이프자산운용으로 복귀하면서 벌써부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 화두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주의 전략을 결합한 신개념 펀드를 선보인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 의장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한다는 기본적인 가치투자 개념에 역발상 투자 원칙과 ESG에 대한 기업에 적극적 행동주의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시장에서 집중하고 있는 ‘ESG평가’가 우수한 기업이 아닌 ESG 개선 여지가 높은 기업을 투자해 가치를 끌어올리고 함께 상생한다는 것이 기본 틀이다.
반년의 짧은 휴식시간 동안 가치투자의 진화를 꿈꿔온 이 의장을 만나 앞으로 선보일 펀드와 그의 최종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이채원 의장. 사진/라이프자산운용
라이프자산운용으로 복귀한 사연은.
가치투자의 복수 혈전이 필요했다. 그동안의 가치투자로는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가치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가치주는 4~5년간의 부진을 겪었던 만큼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지루하고 싼 가격에 장기 투자한다는 것이 모양은 좋지만, 펀드매니저가 견디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과는 다른 가치투자를 선보여야겠다고 다짐해 복귀하게 됐다.
라이프자산운용에서 첫 선보이는 펀드는 어떤 형태인가.
이달 말 중으로 라인업 3개의 카테고리를 낼 것이다. 성장금융, 공모주, 비상장 메자닌 등 기업 라이프 사이클 초기에 투자하는 것이 하나의 축이 있다. 또한, 강대권 대표가 주도적으로 운용하는 헷지펀드를 우선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가치주와 중장기 성장주, 상승 모멘텀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종목을 선택한다. 또한, 시장 추세를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대신 주식비중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고도화된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다.
ESG 행동주의 펀드는 자체 레이팅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업계전문가와 자문단을 구성해야 할 수도 있어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대다수의 ESG펀드가 추구하는 전략은 소급법이다.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이라고도 명칭한다. 안좋은 기업은 안산다는 것이다. 레이팅 등급이 낮을 경우에는 투자를 하지 않았는데, 문제는 적당한 수익은 기대할 수 있어도 탁월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이를 보고 역발상 가치투자를 생각해냈다. ESG 평가가 낮은 기업을 리서치하고 그 중에서도 저평가된 기업을 찾을 것이다. 직접 기업을 탐방해 ESG 개선이 가능한 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기업의 니즈가 중요하다. 니즈가 없을 경우에는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ESG 경영을 원하지만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기업에게 컨설팅을 해주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기업과 투자자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대형 기업일수록 ESG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중소형 기업일수록 준비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우리의 관심 대상은 그들이다.
ESG 행동주의 펀드도 빠르면 3분기 안에는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라이프자산운용
코스피 사상 최고치 기록, 시장 상황은 어떻게 보는가.
유동성이 풍부하다. 한번 들어간 유동성은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금리가 5% 이상 갈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건강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시장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코스피가 현재의 상태로 박스권을 지속할 수도 있다. 급락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또다른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 세상을 주도했던 성장 가치주의 상승이 작년까지로 일단락됐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까지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90% 언더퍼폼했다. 미국에서는 처음 벌어진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성장주의 상대적 초강세는 1단계로 마무리된 것 아닌가 싶다. 하반기로 갈수록 좋은 성장주와 좋은 가치주가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며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소비 위축으로 주가가 내려간 기업은 주가 회복을 기대해도 좋다. 다만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곳은 배제해야 한다. 특정 섹터에 집중하기 보다는 매력적인 기업의 주가만 오를 것이기 때문에 섹터보단 종목별로 접근해야 한다.
최근에는 라임과 옵티머스 등의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다. 사모펀드 운용사이다 보니 현 시장 상황의 우려가 있을 것 같다.
일련의 대형 스캔들로 상황이 좋지는 않다. 수탁은행에서 수탁을 받아주지 않으니 심각한 문제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안정적인 운용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을 계획이다. 상장회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공격적인 파생상품 투자는 초기에 지양할 것이다. 비상장 기업도 신뢰가 쌓인 뒤에 해야할 것이다. 이후 신뢰가 쌓인 이후에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현재의 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한데 오히려 투자 대상이 없는 상황으로 수급이 불안정하다. 신뢰받는 사모 운용사가 생겨나면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기회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안전성이 높을 경우 수익에 대한 아쉬움이 나올 것 같다.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수익이냐 안전이냐,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분명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고객이 원하는 수익과 위험을 잘 매칭시켜 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위험은 낮으면서도 업사이드 국면을 이용해 ‘Low Lisk Medium Return’(낮은 위험 대비 중수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우리의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장기투자다. 삶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운용을 하고 싶다. 확장되고 진화된 형태의 가치투자를 선보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되기를 바란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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