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투자자들은 패닉셀(공포 투매)로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이탈 자금이 금을 비롯한 전통적 안전자산과 부동산과 증시로 자금이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강한 조정 장세로 분석하며 "지금이 저점 매수 기회"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4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1.42%가 폭락한 3만3693달러에 거래됐다. 시총은 6298억 달러로, 지난 4월14일 1조2000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반토막 났다.
다른 암호화폐도 일제히 폭락세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24시간 전보다 12.33% 급락한 2062달러를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14.66%, 카르다노(에이다)는 16.05%가 하락해 각각 29.56센트, 1.2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시세 하락의 단초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입'에서 비롯됐다.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테슬라의 결제 수단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지난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무려 6.76% 급락했다.
중국과 미국 정부가 잇따라 암호화폐 규제 강화를 내세우면서 급락을 부추겼다. 지난 21일 중국 경제를 책임지는 류허 부총리가 “비트코인 거래는 물론 채굴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채굴과 거래행위가 금융 시스템 전반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미 재무부는 암호화폐를 1만달러 이상 거래 시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탈세 시도를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미국과 중국 모두 암호화폐 규모가 막대해지며 자본 시장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제재에 나선 것이다.
암호화폐에 가해지는 잇따른 악재에 암호화폐 하락세는 약 2주간 지속되고 있다. 이에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할 것이란 우려도 또한 커지는 상황이다. 과거 유사한 사례가 있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 손실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 12월 시작된 하락세는 2018년 12월까지 이어졌고, 고점과 비교해서 84%나 폭락했다.
최근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패닉셀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암호화폐와 관련해서 "결혼 자금을 빼서 했는데 어떡하냐", "이번 하락장에 반토막 나고 퇴장한다", "손해가 불어나는 걸 보고 너무 겁나 다 팔았다"는 식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실제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 또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24일 오전 7시 기준 1조3216억달러(약1490조원)로 지난 12일 최고점과 비교했을 때 1조2252억달러(약1381조)가 증발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이탈 자금이 다른 투자처를 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은 지난해 3월 저점 기록 후 최근 고점까지 적게는 10배, 많게는 400배 넘게 상승하며 초고수익을 쫓는 시중 자금을 빠르게 흡수해왔다.
암호화폐 이탈 자금은 금 등 전통적 안전 자산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호화폐가 금의 대안 자산으로 불린 만큼 금값의 상승이 두드러진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값은 온스당 1883.70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 3월말 연중 최저가였던 1687.27달러와 비교하면 11.64%나 상승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팬데믹 상황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유동성을 일부 흡수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지금처럼 암호화폐가 흔들릴 경우 그곳에 머물던 자본이 다른 곳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한편, 암호화폐 급락을 일상적인 현상으로 보며 '저점 매수 기회'로 평가하기도 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암호화폐를 간접적 투자상품으로 인정하고 있고, 기업들도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트론 창업자인 저스틴 선이 최근 암호화폐를 일부 매입했다 밝히며 "저점에 매수한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최근 암호화폐가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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