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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이상득 수사' 대선자금 번지나?..검찰 "모든 의혹 확인"

수사방향 변화 조짐.."자금 수수 대선 직전에 집중"

2012-07-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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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77)을 소환하기 하루전 김학인 전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을 불러 공천헌금 전달 의혹을 확인하면서, 이 전 의원에 대한 수사가 지난 대선자금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구속수감 중인 김 전 이사장을 소환해 공천헌금 사건 관련 조사를 했는데, 이는 이 전 의원의 주요 혐의점인 저축은행 비리나 코오롱그룹의 불법정치자금과는 별개다.
 
그동안 검찰은 숱한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이 전 의원의 수사는 '저축은행 비리'와 '불법정치자금 수수'에 대해서만 한정되어 있다며, 수사 확대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합수단 고위관계자는 2일 오전까지만 해도 김 전 이사장과 이 전 의원 의혹에 대해 "(자료를 )우리가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주된 부분이 저축은행, 코오롱그룹 관련이지 그 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에 김 전 이사장을 소환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수사방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도 김 전 이사장 소환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동안 이 전 의원에 대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확인하고 조사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김 전 이사장을 조사했다"고 밝혀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또 이 전 의원이 김 전 이사장의 돈을 받았다고 의심되는 시점이 2007년 대선 직전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전 이사장이 이른바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시점은 2007년 11월로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자리를 마련해주는 대가로 2억원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한예진 경리팀장으로 일한 최모(여·38)씨는 지난 2월 검찰조사에서 "2007년 11월 당시 국회의원 공천을 받기 위해 이 전 의원에게 20억원을 주기로 했고, 그 중 2억원을 먼저 건넸다는 말을 김 전 이사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구속기소)이 돈을 건네기 시작한 시점도 2007년 말쯤이다. 검찰은 임 회장이 당시 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 중인 이 전 의원에게 일종의 '보험용'으로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임 회장은 이때부터 2010년까지 총 5억~7억원을 이 전 회장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이 전 의원이 대표로 있던 코오롱그룹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받은 시점도 대선전이 치열했던 2007년 11월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는 참모들이 주로 직접 대선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의원이 저축은행과 김 전 이사장, 코오롱그룹 등으로부터 받은 자금이 대선자금에 유입됐을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검찰 수사에 따라서는 이들 외에 알려지지 않은 더 많은 자금의 출처가 드러날 수도 있다. 
 
이 전 의원이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것과 그 자금이 대선자금으로 쓰였다는 것이 확인되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검찰 수사의 칼이 곧바로 이 대통령을 겨누게 되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에 대한 이번 검찰 조사가 이 전 의원이 그동안 누렸던 권력만큼이나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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