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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SK이노-포드 합작, 한미 '기업 동맹' 가속

SK이노 조지아주 3·4공장 추가 건설 계획 기대감 '쑥'

2021-05-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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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SK이노베이션(096770)과 포드의 합작법인 설립 소식은 양국이 전통적 안보 동맹을 넘어 경제 동맹으로 확대·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 신기술 분야에서 미국 주도 공급망 참여를 유도하면서 국내 배터리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는 조만간 포드와 배터리셀 제조공장을 지을 합작사(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 기업간 협력은 미국이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기술에서 자국 중심의 전세계 공급망 재편을 꾀하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는 백신 협력과 반도체, 배터리 등 기술 협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백신 협력 강화를 요청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반도체와 배터리 투자 계획을 지렛대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합자사 설립으로 SK이노와 포드는 각각 안정적인 미국 현지 생산 기반과 배터리 공급처를 마련하게 됐다. SK이노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한화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총 21.5기가와트시(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2공장을 가동·건설 중이다. 1·2공장 물량은 각각 폭스바겐과 포드에 공급될 예정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두 회사의 합자는 포드의 '수직 집적화' 전략으로, 타 합자사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즉 단순히 단전지 합작 생산에 그치지 않고 배터리 팩과 전기차 플랫폼까지 개발 연계를 시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상회담 수행차 미국 출장길에 오른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22일 SK이노 조지아주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맞을 예정이다. 최 회장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공장에 최대 50억 달러(한화 5조588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SK이노의 조지아주 3·4공장 추가 건설 계획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앞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오는 2025년 3·4공장에 추가 증설에 대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3·4공장 완공시 조지아주에만 약 6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국내 배터리 1위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미국에 투자해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경우 LGES 독자적 생산능력은 기존 미시간 공장(5GWh)와 함께 총 75GWh로 늘어난다. GM과의 1·2 합작공장 생산능력(70GWh)을 고려하면 미국 내에서만 총 14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같은 한미 양국 기업간의 협력 및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투자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주요 동맹국인 한국의 책임과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 등에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기업들이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지난달 열린 백악관 반도체 긴급회의 이후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약 22조6000억원 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의 TSMC도 당초 계획한 미국 현지공장을 총 6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SDI(006400)의 전기차 배터리 미국 현지 투자 가능성도 있다.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생산라인을 보유하지 않는 만큼 배터리 팩 공장을 운영 중인 미시간주 현지에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설립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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