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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정인이' 양모 무기징역…"인간의 가치 무참히 짓밟아"(종합)

"양모 장씨, 정인이 분노풀이 대상으로만 삼아"

2021-05-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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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생후 16개월 된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는 14일 정인 양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모 장모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내의 정인 양 학대를 방임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양부 안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앞서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각각 사형과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자신의 입양으로 인해 사회적 구호가 차단돼 있고, 스스로 방어하거나 할 수 없는 무방비 8개월~16개월 피해자를 인격체로 존중하기보다는 자신의 분노풀이 대상으로만 삼았다"며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보전된 인간의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 범행이다. 피고인을 일반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피고인이 저지른 사건 범행에 대한 상응한 책임을 묻는 한편, 피고인에게 자신의 잘못을 철저하게 참회할 기회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장씨가 누워있는 정인 양의 배를 발로 강하게 밟아 숨지게 했다고 판단했다. 강한 둔력에 의해 췌장이 끊어졌다는 법의학자들 견해가 반영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소장과 대장, 장간막이 찢어지는 등 다발성 손상이 관찰된다"며 "피해자의 복부를 발로 밟은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경우 췌장 주변 장기가 유착돼 있고, 주변에 섬유화가 관찰되는 등 사망하기 며칠 전 복부 충격을 받아 췌장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췌장 절단은 사망 당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망의 고의성에 대해서는 "피고인 스스로 도망칠 능력 없고 무방비한 상태로 누워있는 피해자의 복부를 발로 강하게 밟았다"며 "췌장 절단이 복부 1회 밟은 것으로 발생했다면 대장·소장이 함께 파열·절단됐어야 하는데, 피해자 대장·소장 파열이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 사망 당일 복부를 적어도 2회 이상 밟은 듯하다"고 봤다.
 
또 "피해자를 적시에 병원에 후송하는 등 피해자 구조조치를 하지 않았고, 피해자를 혼자 방치하고 첫째 자녀를 유치원에 등원시켰다"며 "피해자가 의식을 잃었는데도 119에 신고하지 않고 택시 잡아 병원에 데려갔다"고 했다.
 
이어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전혀 없는 16개월 여아인 피해자의 복부를 발로 강하게 밟았고, 복부에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 장기가 위치해 복부를 밟을 경우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할 것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양부 안씨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양부로서 장씨와 생활하면서 피고인 장씨가 피해자에 대한 양육 태도와 피해자의 행태를 누구보다 알 수 있는 위치었음에도 피고인 장씨의 학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만 하고 있다"며 "피해자 사망 전날 어린이집 원장이 피해자 상태를 설명하고 꼭 병원에 데려갈 것을 강하게 당부했음에도 거부해, 피해자를 살릴 마지막 기회조차 막아버렸다"고 꾸짖었다.
 
선고 내내 눈을 질끈 감고 흐느끼던 장씨는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고 무기징역이 선고되면서 점차 가쁜 숨을 쉬었다.
 
선고 직후 법원 앞을 지키던 시민들은 곳곳에서 눈물 흘리며 형량이 낮다고 아쉬워했다.
 
정인 양이 방문한 키즈카페에서 정인이를 본 적이 있다고 밝힌 강서구 화곡동의 이수진 씨는 "다른 범죄자들은 아동학대를 해도 직접 가담 안했으면 징역 5년 밖에 안 나오고, 가담해도 무기징역으로 살다 대충 열심히 해서 나오면 된다고 배울 것"이라며 "앞으로 더 잔인한 아동학대 범죄가 나올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시민은 차량에 설치한 확성기를 통해 "도대체 얼마나 잔인하게 목숨을 앗아가야 사형을 선고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장씨는 지난해 3월~10월 정인 양을 상습 폭행해 각종 골절과 장간막 파열 등을 일으켜 학대하고, 그해 10월 13일 강하게 배를 밟아 사망케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정인이의 췌장이 절단되고 복강 내 출혈이 일어났다. 양부 안씨는 정인 양 양팔을 잡고 강하게 손뼉치게 하고,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음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 아내 장씨의 정인 양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임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정인 양 살인과 아동학대 방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부모 선고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모의 사형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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