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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6년간 '잡스 상징' 확보에 매달리는 애플

잡스, 신제품·새 기능 발표 때 외친 '원 모어 씽'…상표등록 재도전

2021-05-1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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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애플이 고 스티브 잡스 창업주가 생전 즐겨 사용하던 원 모어 씽(ONE more thing·한 가지 더) 문구를 상표 등록하기 위해 6년째 노력 중이다. 혁신을 추구하는 자사 정체성을 담고 있는 말인 만큼 끝까지 확보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 3일 애플의 특허청 상표등록 거절결정 불복 심판 청구를 받아들이고 취소 결정을 내린 특허청에 이를 취소하고 다시 심사하라고 명했다. 애플이 이번 출원상표 우선권을 주장한 2015년 7월 이후 약 5년10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원 모어 씽은 잡스 창업주를 상징하는 말이다. 생전 잡스는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 말미에 마무리 발언 후 행사가 끝났을 것처럼 행동하다가 돌아서며 원 모어 씽이라고 자주 외쳤다. 이때 주로 신제품이나 새로운 기능이 발표돼 사람들에게 '깜짝 공개'를 뜻하는 의미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2011년 잡스 사후에도 애플은 원 모어 씽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신제품 행사 때 원 모어 씽을 외쳤고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 칩을 탑재한 신형 노트북·데스크톱 PC인 '맥' 공개 행사 초청장에도 이 문구를 넣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7년 9월12일 아이폰X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상표 등록 과정은 험난했다. 2015년 5월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가 원 모어 씽 국제상표 출원을, 이듬해 7월 등록까지 먼저 마쳤기 때문이다.
 
국제기준인 마드리드 국제상표제도에 따르면 본국관청에서의 상표등록 또는 상표등록출원을 기초로 하고 지정 국가를 지정한 국제출원서를 본국관청을 경유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제출하면 국제사무국은 국제출원에 대해 방식심사를 한 후 지정국관청에 통지한다.
 
지정국 관청에서는 국제출원을 심사하고 국제사무국에 거절통지를 해야 하며, 만약 지정국관청이 국제사무국에 대해 거절통지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지정국은 그 지정국에 등록된 것과 동일한 효력을 당해 표장에 부여해야 한다.
 
애플은 2016년 1월 특허청 상표 출원을 마친 뒤 이듬해 10월 특허심판원에 스와치의 국제상표 등록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지만 2019년 6월 기각됐다. 
 
기각 결정과 별도로 애플은 원 모어 씽 상표 등록 절차를 밟았지만 2019년 12월 특허청은 "애플의 출원·선등록상표들은 전체적으로 표장이 유사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다. 애플은 "거절이유로 지적된 지정상품 전부를 분할출원했으므로 출원상표와 선등록상표의 지정상품이 서로 유사하지 않다"며 특허심판원에 지난해 3월 특허청의 거절결정 불복 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은 애플의 주장처럼 애플이 선등록상표들의 지정상품과 유사하다고 지적된 출원상표의 지정상품 전부가 삭제됐다며 거절 사유가 해결됐다고 인정했다.
 
애플은 원 모어 씽 출원상표의 지정상품으로 컴퓨터 케이블, 컴퓨터칩, 동전작동식 기계장치. 치마단용 표지, 계량기기, 측정기구, 웨이퍼, 집적회로, 컴퓨터용 배터리충전기, 웨어러블 컴퓨터용 전기전자커넥터 등을 포함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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