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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잇딴 맥주값 인상에 유흥업소 뿔났다…불매운동 돌입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도 5월부터 맥주가격 인상

2021-04-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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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회원들이 지난 2월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한 영업시간 제한 해제와 적절한 손실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가 맥주 가격인상에 나선 가운데 맥주 제조업체와 유흥업계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내달 7일부터 맥주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가격 인상 품목은 하이트와 테라 330ml 병 제품과 페트병, 생맥주다. 인상률은 1.36%다.
 
오비맥주도 이달 1일부터 카스(프레시·라이트), 오비라거, 카프리 등 330ml 병 제품과 생맥주, 페트의 출고가를 기존보다 1.36% 올렸다.
 
맥주 주세에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률을 반영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으나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정용 판매가 많은 캔과 식당에서 많이 소비하는 500ml 병의 가격은 동결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주류 업체의 설명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020년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대한 세금을 기존 맥주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에서 용량과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 바꿨다. 이와 함께 지난달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물가지수를 반영해 세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서울 종로구 한 유흥업소에서 직원이 진열된 맥주를 살펴보며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가 맥주 가격의 출고가를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유흥업소 반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출고가를 올린 330ml 병 제품은 일반 음식점이나 소매점이 아닌 주로 유흥업소에서 취급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업소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매출 타격에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격 인상 부담까지 커졌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가정용 주류 제품의 경우 가격 인상 저항이 거센 만큼 주류 업체가 가격을 조정하기 어려운 유흥업소에 세금 인상분을 떠넘겼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은 “가정용 주류는 출고가가 오르면 100원, 1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릴 수 있지만 업소는 1000원 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인상 인상분을 판매 가격에 올리지 못하고 다 부담해야한다”면서 “지금 집합금지로 모두 너무 힘들어하는 시기인데 이럴 때 은근슬쩍 가격을 올려 업소들에게 부담을 주는 게 도덕적으로 좀 그렇지 않냐”고 토로했다.
 
현재 유흥업계는 오비맥주에 이어 하이트진로의 맥주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을 벌일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와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등은 이달 들어 오비맥주가 가격을 되돌려놓을 때까지 전국 지회별로 불매운동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와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는 전국 유흥업소·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소속된 단체로 약 4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최 총장은 “하이트진로의 맥주 출고가 인상이 어제 나온 탓에 아직 대응 방안에 대해 이사회 의견이 취합이 되지 않았고 논의를 할 예정”이라면서 “업주들에게 불매운동 스티커를 제작해서 카운터에 붙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고 급하지 않게 지속적으로 천천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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