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유승호

(단독)쿠팡, 식당에 신선식품 반값 제공…'쿠팡이츠딜' 도입

판매부진·유통기한 임박 상품 할인…재고 부담 줄이고 충성 매장 확보 효과

2021-04-23 09:25

조회수 : 6,63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쿠팡이츠딜 안내 이미지. 사진/쿠팡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쿠팡이 배달 앱 쿠팡이츠에 입점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신선식품을 특가에 판매하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연 38조원에 달하는 국내 기업 간(B2B) 식자재 유통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쿠팡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일부 지역에서 ‘쿠팡이츠딜’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쿠팡이츠딜은 판매가 부진하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쿠팡이츠 앱에 입점한 일부 사업자에게 특가로 판매하는 서비스다. 
 
서비스 대상 품목은 우유, 고기, 야채 등과 같이 요리에 필요한 주요 신선식품이다. 로켓프레시 상품이기 때문에 새벽배송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판매 부진 상품 또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 특가 서비스 대상인 만큼 할인율은 상품 재고 상황에 따라 변동 적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쿠팡 내부에서는 정가 대비 50%까지도 할인하는 방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신청 작업을 거쳐야한다. 쿠팡이츠딜 대상 매장으로 선정되면 신청 시 입력한 아이디로 쿠팡 앱에 로그인을 하고 로켓프레시 메뉴 안에 있는 ‘쿠팡이츠딜’을 통해 주문하면 된다.
 
쿠팡이츠 사장님 사이트에 공지된 쿠팡이츠딜 운영 안내. 사진/사이트 캡처 화면
 
현재 쿠팡은 일부 지역에서 사전 신청한 쿠팡이츠 입점 업체와 치타배달 배지를 보유한 매장을 중심으로 쿠팡이츠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쿠팡은 쿠팡이츠 앱 입점 매장 가운데 빠른 배달과 고객 만족도를 모두 충족시킨 점포에 ‘치타배달’ 배지를 붙이고 있다. 향후 쿠팡은 쿠팡이츠에 입점한 업체 가운데 치타배달 매장만 쿠팡이츠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쿠팡은 쿠팡이츠딜 서비스를 통해 재고 부담을 줄이는 한편 충성 매장을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점쳐진다. 쿠팡은 신선식품을 직매입해 배송하는 만큼 매출 부진 상품이나 유통기한 임박 상품은 재고 부담으로 이어진다. 이를 할인 판매함으로써 재고 처리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치타배달 매장에게만 서비스 하는 것 역시 쿠팡이츠 입점한 업체의 이탈을 막겠다는 락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락인 효과는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비슷한 서비스로 옮겨가는 것이 어렵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이번 테스트 서비스를 두고 연간 수십조원에 달하는 B2B 식자재 유통 시장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B2B 식자재 유통 시장 규모는 약 38조원으로 추정된다.
 
전체 시장 중 국내 식자재 유통 대기업 점유율이 10%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주로 중견·중소·영세 사업자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이라는 게 식자재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이커머스 사업으로 영향력이 커진 쿠팡이 중소·영세 식자재 납품 업체들의 밥그릇까지 뺏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식자재 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개인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매장은 하루에 사용하는 식자재가 많지 않고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 논란 등의 얘기가 나올 수 있어서 그 시장은 안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 유승호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