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해 법정 공방을 벌였다.
삼바는 실질적인 행사 가능성에 따라 콜옵션을 회계기준에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 반면, 증선위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콜옵션을 처음부터 반영해야 했다고 반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는 18일 삼바가 증선위를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 취소청구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콜옵션의 해석 여부를 두고 삼바 측과 증선위 측이 충돌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제시된 삼바 분식회의 자료. 사진/뉴시스
콜옵션이란 특정 지분을 미리 정해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삼바는 지난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설립했는데, 이 과정에서 바이오젠이 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삼바가 2015년 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하자 에피스의 지분 가치는 2900억원대에서 4조8000억원대로 증가했다. 증선위는 근거 없는 회계처리를 통해 자기자본이 4조5000억원이나 과대 계상됐다고 봤다. 이에 대해 삼바 측은 지난 2012~2014년에 에피스를 단독 지배했다가 2015년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동 지배로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바 대리인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에피스의 85% 지분을 지배하고 있었고, 이사회도 전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며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을 회계처분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적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5년 이후에는 에피스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콜옵션이 행사 가능한 실질적인 권리가 됐다"며 "이에 따라 삼바와 바이오젠이 에피스를 공동지배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했고, (연결 자회사가 아닌) 지분법 관계회사로 회계처리를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선위 대리인은 "결국 콜옵션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라며 "삼바는 에피스의 가치가 높아져야만 콜옵션이 실질적 권리가 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회계기준 어디에도 없는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콜옵션은 원칙적으로 반영해야 하고, 법률적 장애가 있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반영하지 말라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삼바 측은 "기본적으로 회계기준으로서의 판단은 모든 사정과 상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며 "단순히 콜옵션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도저히 콜옵션이 실질적으로 행사된다고 볼 수 없었다"고 다시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5월13일 세 번째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