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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신법이라고 들어봤나?" 국회에 발목잡힌 '빅데이터 3법'
입력 : 2019-04-03 오후 4:25:0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3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이하 4차 특위)에선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입법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소리 없는 아우성이 됐다. 정부 부처의 목소리를 듣고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할 국회 4차 특위 의원들이 대부분 자리를 비워서다.
 
4차 특위는 4차 산업혁명 추진방향과 과제를 국회 차원에서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이날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항공우주연구원 등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주요 부처에서 업무보고를 하기 위해 장관과 실무진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4차 혁명 추진현황을 보고하고 입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3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빅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요청했다. 현재 이들 법안은 산업 활성화와 개인정보 보호 사이에서 갈등을 빚어 처리가 지연 중이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요즘 업계에선 '개망신법'라는 말이 나온다"면서 "빅데이터 3법의 글자를 하나씩 따서 그렇게 부르는데, 기업들이 이 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해당 법안의 국회 처리가 늦어지자 답답한 마음에 '개망신법'으로 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날 국회와 정부 모두 회의 내내 제대로 자리를 지키지 않아 법안 통과 의지가 있는지 의심케 했다. 4차 특위 소속 18명의 의원 중 일부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오전에 불참한 가운데 오후 3시쯤엔 특위 위원장인 한국당 정병국 의원을 포함해 6명만 회의에 남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오전 업무보고 후 오후 예정된 별도 회의에 참석하고자 자리를 떠났다.
 
정부의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자료와 통계가 부실, 현장 체감도와 괴리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중기부가 중소기업의 4차 산업혁명의 대응실태를 조사한 자료라며 제출한 '2017년 중소기업 기술로드맵·기술경쟁력 보고서'를 문제 삼아 "오늘이 벌써 2019년 4월인데 2년 전의 자료를 갖고 어떻게 4차 혁명에 관해 논의할 수 있겠느냐"고 꾸짖었다. 백 의원은 "부처가 과거 자료만 가지고 이야기하니까 현장에선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와도 잘 듣지 못하고 딴 소리만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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