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돋보기)시장 침체라더니…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뚜렷'
부동산원·KB부동산 통계 모두 서울 아파트값↑
선행지표 '실거래가지수'도 3개월 연속 상승
고금리 더 이상 변수 아냐…전셋값 상승이 매맷값 견인
2024-05-24 16:40:43 2024-05-27 13:43:03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흔하지만, 실제 부동산 시장 양상은 다소 다른 모습입니다. 특히 아파트 등 주택시장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등 공공과 민간을 대표하는 아파트 매매·전세값 통계 기관 자료에서도 이런 현상이 감지됩니다. 양 기관의 서울 아파트 매매값 동향 통계 결과는 그동안 상승과 하락이 엇갈려왔지만, 이번 주에는 모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했다'는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대표적인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인 실거래지수도 서울의 경우 해당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통계적 지표뿐 아니라 실제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도 상승 움직임이 뚜렷한 모습입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 0.01%↑…서울 강세 두드러져
 
24일 한국부동산원의 5월 3주차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올랐습니다. 약세를 면치 못했던 지방 역시 세종을 제외한 5대 광역시와 8개도 모두 상승전환하면서 지방아파트 전체 매매가격은 보합세로 바뀌었습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그래프=뉴스토마토)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관망세가 여전하지만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과 선호 단지 위주로 상승거래가 발생하는 중"이라며 "지역과 단지별 혼조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주여건, 즉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아파트 단지들의 상승세가 뚜렷합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매매가의 경우 성동구, 서대문구, 마포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는데, 각 지역구는 행당·옥수(성동구), 남가좌·홍은(서대문구), 상암·아현(마포구) 주요 단지가 이 같은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상암동 아파트 8개월 만 2억 이상 올라
 
위 지역들을 실제 찾아가 보니 현장에서도 아파트 매매가 상승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5단지 전용 84㎡의 경우 올해 2월 10억9000만원에 거래됐었는데, 2개월이 지난 4월에는 같은 평형수가 11억3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9월에는 8억600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상암동 인근 G부동산중개사무소 대표는 "하락기였던 지난해 9월에는 84㎡가 8억원 중반대에 매매거래되기도 했는데 올해 들어 상승 움직임이 보이더니 당시보다 3억원 가량 올랐다"며 "호가도 연초보다 현재 1억원 가량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세강세가 매맷값 견인…신생아특례대출도 영향
 
한편 민간을 대표하는 부동산 통계기관인 KB부동산의 주간아파트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1% 올랐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9주 연속 올랐다고 발표한 한국부동산원 통계와 달리, KB부동산 통계는 지난해 11월 둘째 주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다 5월 들어 2주간 보합세를 유지한 뒤 이번 주 상승으로 전환했습니다. 
 
부동산 시장 선행지표로 꼽히는 실거래지수도 상승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3개월 연속 올랐습니다. 특히 올 3월 잠정치는 당초 전월 대비 하락할 것으로 발표됐지만 최종 집계에서는 상승으로 바뀌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이처럼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는 건 전세값 강세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최근 2년 동안 부동산 시장 경직으로 아파트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크게 전환됐고, 이로 인해 입지조건이 좋거나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 전세매물들이 소진되면서 전세가격 상승세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이 고금리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전세값 상승세가 길어지자 전세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매매를 하는 수요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등 주요지역에서 매매가격이 오른 것은 전셋값 상승과 무관치 않다"며 "전셋값이 오르니 아예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올해는 신생아특례대출 등 연초부터 나온 정책금융상품이 주택시장 수요를 진작시킨 측면도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와 영등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입주 5년 차 지역이 신축보다 싸니까 일부에서는 급매로 집을 산 경우도 있고, 수도권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매매가격을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며 "무엇보다 신생아특례대출이 수도권에서 매매가 상승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 예전에는 주택담보대출이 대환대출 수요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약 70% 정도가 매입 대출로 바뀐 흐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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