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39주째 상승…봄 이사철 전세대란 우려
서울 전세 아파트 수요는 높은데 물량은 부족
선도단지 전세가격 1년 전보다 2억~3억원 올라
전세수요 전환 늘어…신규물량 줄면서 '공급부족'
실거주 의무 요건 완화…제한적 효과 그칠 듯
2024-02-21 16:46:24 2024-02-21 18:20:09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장기화하는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매매보다 임대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 상승세도 장기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신규아파트 입주물량도 예년대비 적어 서울 전세 아파트를 놓고 수요와 공급간의 불균형이 우려됩니다. 
 
한편 정부가 실거주의무 3년 유예에 합의하자 일부 입주 예정자들 숨통이 트이면서 전세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도 존재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입주물량이 집중된 일부 특정 단지와 지역에만 물량이 늘어나는 등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39주 연속 상승
 
21일 한국부동산원의 2월 2주차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2월 1주차보다 0.05% 상승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5월 말부터 39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 중입니다.
 
서울시내 한 부동산중개사무소 모습. (사진=뉴시스)
 
이 같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는 최근 부동산 시장 불황과 고금리 여파에 매수 대기자들이 전세로 전환하는 빈도가 늘고 있고, 신학기를 대비한 이주수요 증가로 학군과 역세권 선호 단지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 입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전세가격도 작년보다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역세권에 위치한 경희궁자이의 경우 지난해 2월 전용면적 84㎡가 9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같은 타입의 호수가 올해 2월에는 3억여원이 오른 12억원에 계약갱신이 됐습니다. 
 
서초구 반포자이의 경우도 전용면적 84㎡가 1년 새 3억원 가량이 오른 16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되기도 했습니다. 
 
전세가격 상승세 당분간 지속…물량 부족에 '전세난' 우려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및 연도별 신규 입주 물량 변동(그래프=뉴스토마토)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오르는데 전세 매물은 부족한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인해 전세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실에 따르면 2월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3만3567건으로 1년 전보다 1만6000여건 감소했습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예정 물량도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1000여건 가량이 감소했습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집을 안 사고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많고, 또 빌라 전세 사기 여파로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적어 아파트 전세값 상승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이라며 "여기에 입주 물량 감소, 성수기 이사 수요 증가로 전세가격 상승세는 상반기까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거주의무 완화에 전세매물 풀리나…'일부지역' 한정
 
한편 여여가 실거주의무 3년 유예에 합의하면서 전세매물이 일부 증가하면서 전세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존재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여야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당첨 시 실거주 의무 적용 시점을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3년 이내'로 완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하고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논의한 뒤 오는 29일 본회의에 상정할 방침입니다. 
 
실거주 의무요건이 완화되면 분상제 아파트 당첨자들이 한번 전세를 놓은 후 그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를 수 있어 입주 예정자들의 숨통을 다소나마 트이게 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올해 서울 강동구 등의 입주예정단지에서 풀리는 전세 매물들이 전세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다만 전문가들은 실거주의무 유예 방침이 '일부지역'에만 한정된 제한된 효과에만 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요건 완화를 통해 전세매물이 풀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전세 수요에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원갑 위원은 "(실거주 요건 완화로) 풀리는 매물이 전체 입주 물량에서 3% 이하 비중에 그친다. 그 정도 물량이 늘어난다고 전체 전세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금리와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 등 거시경제 요소가 언제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3년 짜리 전세매물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매물이 일부 증가할 수 있지만 입주물량이 집중된 특정 단지와 특정 지역에서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전체 입주예정 물량 중에서 실거주를 하지 않고 임대를 주는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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