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홍익표…친명체제 구축(종합)
결선 투표서 당락…"민주당 원팀으로 총선 승리 동력 만들 것"
"정치적 선택에 민주·다양성 보장돼야"…비명계 포용에 '촉각'
2023-09-26 16:59:48 2023-09-26 20:13:01
 
[뉴스토마토 김진양·윤혜원 기자]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친명(친이재명)계인 홍익표(3선·서울 중구성동구갑)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닷새 만에 새 지도부가 꾸려졌습니다. 온건파 비명(비이재명)계로 '중립지대' 역할을 했던 박 전 원내대표가 떠난 자리를 친명 원내대표가 채우면서 민주당은 '이재명 색채'가 보다 짙어질 전망입니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2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민주당 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당선인으로 선출됐습니다. 지난 4월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박광온 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지만, 두 번째 도전 끝에 원내지도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우원식 사퇴·길 잃은 비명계'결선투표' 변수로
 
이날 선거는 1차 투표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란 당초의 예상을 깨고 결선 투표까지 진행됐습니다. 1차 투표에서는 재적 의원(168명)의 과반(84명)을 득표하면 당선됩니다. 역으로 말하면 홍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압도적 득표를 하지 못한 셈입니다. 이날 민주당은 구체적인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홍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2위를 한 남인순 의원과 큰 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날 오전 우원식 의원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갈 길을 잃은 비명계 표심이 상대적 약체로 분석됐던 남 의원과 김민석 의원에게 고루 분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진 결선 투표에서 남 의원을 제치고 당선된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돼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잘 경청하겠다"며 "결정과정에서는 원칙과 기준을 갖고 민주성과 다양성의 바탕에서 결정하고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유능하게 관리해 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지난 22일 원내대표 보궐선거 일정이 결정된 순간부터 이날 오전 우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는 순간까지 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 윤곽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변수는 우 의원의 중도 하차였습니다. 유력 후보였던 우 의원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당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 후보단일화를 통한 개혁과 통합의 길을 선택해 주시길 바란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요. 여기에는 '명심(이재명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우 의원의 사퇴로 판세는 홍 원내대표 쪽으로 기우는 듯했습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그를 지지하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으나, 비명계의 '홍익표 비토'는 생각보다 셌습니다. 우 의원이 의원총회 개최 직전까지 "당은 단일대오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계파 간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었습니다. 
 
당 지도부 '친명 일색'…당분간 내전 불가피
 
홍 원내대표의 취임으로 민주당은 '친명 일색'으로 재구성됐습니다. 최고위원회 역시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물러나면서 고민정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친명계로 분류되는데요. 그만큼 분열된 당의 화합을 이끄는 것이 홍 원내대표 앞에 놓인 무거운 과제가 됐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홍 원내대표는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원팀이 될 수 있고 당내 분열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일에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를 했는데요. 가결파 축출 주장에 대해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민주성과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하며 비명계를 끌어안으려는 듯한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동시에 이 대표 체제를 굳건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는데요. 그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지만 결과에 따라 당이 상당히 비상한 각오로 싸워나갈 준비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당 운영과 관련해 이 대표와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그를 중심으로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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