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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동향)1조 적자서 1조 흑자로…GS건설 구원투수 '임병용'
수익성 중심 주택사업 개편 적중…클린 경쟁 구설수는 오점
2018-11-19 06:00:00 2018-11-19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GS건설을 두고 회자되는 말이다. GS건설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423억원으로 현재 업계 1위다. 특히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3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손실(1조313억원)을 기록한 지 5년만이다. 그 중심에는 2013년 6월에 취임한 ‘건설업계 재무통’ 임병용 사장이 있다.
 
임 사장은 정통 ‘건설맨’은 아니다. 검사 출신으로 LG구조조정본부, LG텔레콤 마케팅실장 등을 거친 뒤 2004년 LG그룹이 GS그룹과 분사하면서 GS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GS홀딩스 사업지원팀장(부사장)을 맡았다. 이후 2012년 GS건설 경영지원총괄(CFO)을 맡으며 건설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때부터 임 사장은 ‘건설업계 재무통’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 2013년 6월 적자로 위기에 빠진 GS건설 구원투수로 등판해 현재까지 5년 넘게 임기를 이어가고 있는 장수 CEO다.
 
임 사장의 경력은 두뇌형에 가깝지만 취임 직후 위기 반전을 위해 직접 현장에서 뛰며 현장형 면모를 아낌없이 방출했다. 대규모 적자였던 중동 건설 현장을 방문해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여름휴가 때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인도,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등을 방문해 해외 사업에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본연의 설계자 면모도 빛을 발했다. 임 사장은 수익성이 높은 국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취임 1년만에 GS건설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GS건설은 현재 재건축과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업계 최강자로 떠오른 상태다.
 
그렇다고 임 사장이 순탄한 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임 사장은 하도급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올해는 같은 날 위원회 2곳에서 출석을 요구 받아 정무위원회 국감이 끝나기도 전에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장으로 이동하는 전례 없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임 사장은 이날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의 하도급 업체인 ‘거산건설’과 ‘콘스텍’에 대한 하도급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의원들의 추궁을 받았다.
 
임 사장은 또 지난해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해 ‘클린 경쟁’을 선언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GS건설은 과열된 도시정비사업의 질서 회복을 위해 클린 선언문을 발표하고, 송파 잠실 미성·크로바와 서초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에서 ‘불법 매도 시도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자체 운영했다. 특히 경쟁업체의 비리 사실을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매탄주공4·5단지 조합에 이사비 1000만원을 제공하겠다고 전달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중적 행태라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아울러 임 사장은 지난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인 반포주공1단지 수주와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GS건설 내부에서 임 사장이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해 조합원 투표에서 현대건설에 밀린 것 아니냐는 말들이 많았다. 임 사장은 당시 현대건설의 이사비 7000만원 지원에 대해 비난하고, 설계도면과 한강 조망권과 펜트하우스 설계가 잘못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업계에서는 임 사장이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이후 다시 대표이사를 연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임 사장은 지난 201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하고 두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시장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임 사장은 취임 이후 고전하는 해외사업 대신 재건축·재개발 등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해왔다. 해외 부실사업장이 어느 정도 정리된 만큼 앞으로는 다시 해외사업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GS건설 임병용 사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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