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판로 잃은 중국산, 국내 화학업계에는 복병
화학업계, 미중 무역분쟁 영향 첫 진단…"중국에 중간재 수출하는 한국, 타격 불가피"
2018-10-30 13:36:42 2018-10-30 13:36:57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화학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의 대미 수출길이 막히면서 그간 중국 화학시장에 중간재를 공급하던 한국산 제품의 활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시에 중국산 화학제품이 시장으로 유입, 글로벌 과잉공급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화학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발표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화학업계의 영향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 갈등에 따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화학제품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한국 화학산업의 영향과 대응을 업계 차원에서 처음으로 분석했다. 양국의 분쟁이 지난 7월에 촉발, 아직 채 6개월이 안 지났다는 점에서 글로벌 화학제품 가격의 구체적 영향은 예단할 수 없다. 하지만 보고서는 지난해 중국의 대미 화학제품 수출이 275억달러, 미국의 대중 화학제품 수출이 176억달러나 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충격파가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한화케미칼의 전남 여수공장 전경. 사진/한화케미칼
 
신흥순 인적자원개발위 사무총장은 "화학산업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은 분업구조"라며 "한국은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은 이를 가공해 최종제품으로 만든 뒤 미국에 수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산 최종제품에 대한 미국 수요가 감소할 경우 한국산 중간재의 수출도 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중국산 화학제품 대신 한국산 제품이 직접 미국시장에 수출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대미 수출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유입, 전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화학산업이 연구개발(R&D) 능력을 제고하고 업계 내 생산능력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사무총장은 "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양보다 질을 강화해 화학산업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화학분야 전용 R&D 기금을 조성하고, 고급 두뇌에 대한 분야별 실태 파악과 인력 수급 로드맵 수립, 고급인력 정보화사업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통해 무역장벽을 우회하거나 양국 위주의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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