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최흥식이 만든 '특별검사단', 보복성 검사 우려
입력 : 2018-03-13 17:48:04 수정 : 2018-03-13 17:48:04
이종용 금융부 기자
현직 금융감독원장이 하나은행 채용청탁 의혹으로 낙마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에 대해 단단히 벼르는 모양새다.
 
금감원은 이날(13일)부터 최흥식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수장을 잃은 금감원은 개별 사안에 대한 검사로는 이례적으로 20여명의 대규모 특별검사단을 꾸렸다.
 
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검사 때보다 더 큰 규모다. 그동안 관례를 깨고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특별검사단을 투입하는 것도 이례적이어서 이번 검사의 강도를 예고하고 있다.
 
특별검사단의 검사 대상과 시기, 기간을 보면 하나금융지주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의 2013년도 채용 비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사한다는 방침이다. 최흥식 원장이 지인의 아들을 추천한 시기가 2013년이기 때문이다. 검사 기간은 내달 2일까지 목표로 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채용비리로 사임하는 첫 사례가 금감원장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참담함과 비장함이 느껴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검사 인력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며 "하나은행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해 금융당국의 권위를 세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금융업권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분노감'이 느껴져서 우려된다. 최 위원장은 "하나은행 경영진도 채용비리 제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본다"며 "제보 내용도 하나금융 내부가 아니면 확인이 어려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흥식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이 누설된 진원지로 사실상 하나금융을 지목한 것이다.
 
최 위원장은 "금감원장의 채용비리가 밝혀지더라도 이는 하나금융 임원으로 있던 시절에 일어난 일"이라며 금감원장 신분으로 발생한 일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며 최 원장을 두둔하기도 했다.
 
금융업권에서는 무거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별단 조사에 인력과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것은 해당 건에 대한 혐의가 없더라도 조사 중에 다른 건수를 찾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점이 발견될 때까지 캐겠다는 '보복성'으로 읽힌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진다면 검사를 은행권 전방위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흥식 금감원장의 낙마는, 5년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을 때 친구의 아들을 하나은행에 추천한 특혜성 채용이다. 점수 조작이 없었더라도 서류전형이 면제되는 특혜를 입었다. 이 같은 행위가 국민의 상식에 맞지 않다고 최 원장 본인도 인정했다. 금융당국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화낼 일이 아니다.
 
이종용 금융부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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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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