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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상담교사들 “수능개편안 원점에서 재검토 필요”
"일부과목만 절대평가 하면 혼란 더 커져…성급한 발표 안돼"
2017-08-23 17:33:48 2017-08-24 08:56:48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전국에 진로진학상담교사 5500여명이 오는 31일로 예정된 교육부의 수능개편안 결정을 연기하고, 원점에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는 23일 오후 3시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수능개편안을 2015개정교육과정과 2021년 수능개편 방향에 기초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날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인 이재하 중일고 교사는 일부과목(4과목)만 절대평가로 치르는 1안이 지닌 문제점을 다수 지적하며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치르는 2안에 기초해 새로운 수능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1안을 선택하면 오히려 재수생·반수생을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학생 입장에서 오히려 국어와 수학 등 일부 상대평가 과목의 중요성이 커져 몇 문제 차이로 원하는 대학에 떨어졌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능 점수에 대한 공정성과 타당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사는 “수능 과목 간 난이도를 조절하는 건 그동안의 경험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수능 변별력을 높이려면 국어와 수학 난이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러면서 시험이 왜곡돼 수능 점수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등 교육 측면에서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협의회는 여전히 수학 가·나형과 사탐/과탐 택 1형으로 문·이과 사이에 경계가 존재해 학생들이 기계적으로 문제풀이에 열중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로 인해 2015개정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창의융합 수업과 고교 학점제가 교육현장에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학교수업이 국어와 수학 중심으로 운영돼 고교 수업 파행은 불 보듯 뻔하고, 수학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탐구영역 선택과목 수가 2과목에서 1과목으로 축소돼 특정 과목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일반고 학생보다 재수생과 일부 자사고, 특목고 학생들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교육부의 정책집행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협의회는 “이번 수능 개편 시안에는 전면 절대평가를 향한 향우 일정, 교육혁신을 위한 정책 로드맵도 없다”며 “현재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수능개편을 현재 고등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묻고 의사결정을 하는 건 심각한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의회는 수능평가방식은 절대평가로 전환해 지원 자격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고1 때 배운 과목 중심의 수능 절대평가를 통해 대학 지원에 자격으로 활용하고, 고2·3학년 때 선택한 과목은 대학 입시에 반영하자는 대안을 내놨다. 
 
또 문·이과 구분에 따른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한편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수능시험범위를 국어와 영어, 한국사, 공통수학,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공통과목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현재 문·이과로 나뉜 수학 가/나형은 폐지하고, 공통수학으로 수능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김성길 교사는 “수능의 변별력 문제는 수능+학생부 교과, 수능+면접, 학생부교과+면접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학생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부가 보다 엄격한 학생부기록 지침을 마련하고, 고교교사가 참여한 대학별 실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와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소속 교사들이 2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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