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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콘텐츠 시대)포켓몬 열풍에 킬러콘텐츠 주목…웨어러블과 결합시 시장 지각변동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주도권 경쟁도 격화"
2016-07-26 08:00:00 2016-08-31 10:35:05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사람들이 밤새 거리를 배회한다. ‘포켓몬고’라는 게임 하나가 만들어낸 글로벌 풍경이다. 알파고에 이어 킬러 콘텐츠의 파괴력을 새삼 체감한 IT업계는 콘텐츠를 활용한 디바이스의 시장 기회를 적극 탐색 중이다. 웨어러블, VR(가상현실) 기기 등 스마트폰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신규 디바이스도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장 부흥을 꾀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킬러앱’이 등장하면 시장이 불붙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포켓몬고가 이 같은 신드롬을 낳을지 누구도 예상 못했듯, 킬러 콘텐츠는 다소 도박성이 있다. 기업들로선 투자를 확대하면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의 성장 둔화로 이미 애플, 구글, 삼성 등 많은 기업들이 직접 콘텐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전도 유망한 콘텐츠 영역에 자신들이 강점을 지닌 첨단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향후 펼쳐질 IT 플랫폼의 생태계 경쟁에서도 콘텐츠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성장이 둔화된 스마트폰의 차기 주자로 낙점 받은 것은 웨어러블이다. 상업화 수준을 넘어 기술 진화 및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 대체재로서의 시장 가치가 한층 부각됐다. 스마트폰 이외 디바이스와의 확장성이 강화된 기기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손목 부착형이 일반화된 현 단계에서 나아가 신체 부착형이나 이식형 등 다양한 기술 진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와 연계한 콘텐츠 및 서비스산업의 기회는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다. 한쪽에선 벌써 다수 공급자들이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어 신성장 동력이 되기 어렵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하지만 웨어러블이 스마트폰에 이어 일상의 패턴을 바꾸고 생태계 구조를 창의적으로 바꿀 혁신적 기술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이는 킬러 콘텐츠의 등장과 함께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의 성장을 주도하는 콘텐츠는 단연 헬스케어다. 관련 기업들은 웨어러블 수요를 발굴하고자 헬스케어 융합 서비스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킬러 콘텐츠가 등장한다면 이 역시 헬스케어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현재 웨어러블 시장 1위는 애플이나 삼성이 아닌 핏비트다. 오로지 피트니스를 위한 스마트밴드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요를 끌어당기는 핵심요소는 건강관리다. 핏비트는 2007년 설립된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걸음수를 체크해 준다. 수면 패턴도 확인할 수 있다.
 
핏비트는 지난해 3분기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서 애플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핏비트는 전년 동기 대비 25.4% 늘어난 480만대를 출하해 24.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샤오미가 19%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7.5%의 점유율로 3위까지 밀려났다. 삼성도 점유율이 3.6%(5위)에 불과해 갈 길이 멀다. 핏비트에 자극받은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기어 핏2는 GPS가 탑재돼 거리, 심박수, 운동시간 등을 확인하고, 스마트폰 없이도 운동 중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자동운동인식 기능 등 피트니스에 최적화된 기능이 탑재됐다. 기어 아이콘X는 가속 센서와 심박 센서를 탑재해 스마트폰 없이도 운동 시간, 거리, 칼로리 소모량을 음성으로 안내한다. 
 
핏비트와 샤오미는 100달러 이하 제품을 주로 판매하며 가격경쟁에 불을 붙였다. 애플이 300달러대 이상의 애플워치를 출시해 시장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단순 기능과 가격을 무기로 한 밴드에 밀리는 형국이다. 때문에 웨어러블 시장성에 의문이 붙기도 한다. 부가가치를 단숨에 끌어올릴 발화점은 있다. IT업계는 웨어러블 영역을 피트니스에서 질병 진단, 치료 및 사후관리까지 확장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러한 변화는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서울대병원은 환자 팔에 바코드가 찍힌 팔찌를 착용시키고 약물 투약 전 환자와 처방된 약물 정보를 확인하는 디지털헬스케어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핀테크도 웨어러블 기기 부흥을 이끌 유력 후보로 꼽힌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차원에서 금융사 및 카드사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왔다. 시장 경쟁이 차츰 가열되자 각 사는 자신만의 차별화 서비스를 개발하고 나섰다. 여기에 부합하는 것이 웨어러블이다. 애플은 이미 애플워치에서 애플페이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기어S2에서 근거리통신(NFC) 기반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공개 예정인 기어S3에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삼성페이가 탑재될 것으로 점쳐진다. MST는 별도 인식 장치 필요 없이 기존 카드 결제기로도 이용이 가능해 웨어러블 결제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액션카메라 시장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액션캠은 헬멧이나 손목 등 신체에 부착해 사용하는 초소형 캠코더다. 1인칭 시점으로 촬영이 가능해 역동적인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아웃도어나 레저 인구가 늘어나며 관련 수요가 급증했다. 개인방송도 액션캠 인기에 한몫한다. 이에 발맞춰 카메라 업계와 더불어 IT 기업들도 시장에 합세하고 있다. LG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G5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프렌즈’ 모듈의 하나로 액션캠을 출시해 기기 연동 서비스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샤오미도 특유의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소니는 카메라와 센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가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세계 선두 고프로는 지난해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밟아오다 올 들어 경쟁사가 늘어나 다소 고전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VR 촬영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시장 가치가 검증된 영상 콘텐츠를 발판으로 IT기술의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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