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한 친박(박근혜)계 핵심 윤상현 의원의 막말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 내 계파갈등이 절정에 달했다.
김 대표는 자신에 대한 윤 의원의 막말 음성이 공개된 다음 날인 9일에도 침묵을 이어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사과하러 온 윤 의원을 만나주지 않으며 분노를 표현했다.
김 대표가 침묵을 지킨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윤 의원의 행동을 꾸짖으면서도 '사적 대화'였다며 두둔하는 듯한 서청원 최고위원과, 의원총회 소집까지 불사해야 한다는 이재오 의원이 대조를 보이며 친박계와 비박계의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서 최고위원은 "총선을 앞두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국민에게 죄송스럽다. 아무리 취중이라도 그런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사적인, 개인적으로 통화하는 문제를 녹음하고 언론에 공개하는 세상이 되어버려 누구를 믿고, 어떤 대화를 하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나, 세상이 흉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오 의원은 "문제는 대화 내용에 있다"며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읊어나갔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는 지난 8일 윤 의원이 누군가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를 지칭하며 "죽여버려 이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려 한 거여"라고 말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재오 의원은 특히 "전화를 받는 사람은 김 대표를 죽여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딱 두 부류 아니겠나.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전화했거나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오더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며 "공관위의 권위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명명백백하게 (전화받은 사람을) 밝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의총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전 11시경 김 대표를 찾았다가 20여분의 기다림 끝에 문전박대 당한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통화 당시) 있지도 않은 살생부 때문에 너무나도 격분한 상태였다. 지역분들하고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하소연을 했고 그런 말을 하게 됐다. 일단 대표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 의원은 녹음 파일 유출 경위의 문제점을 강조하면서 '의도적인 음모'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누구와 한 통화였느냐는 질문에 "기록을 봐도 이 사람인지 저 사람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서도 "공관위원들에게 전화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청와대 인사도) 아니다"라면서도 마땅한 대답을 내놓지 못 했다.
<채널A>는 9일 후속보도에서 윤 의원이 통화 상대를 "형"이라고 불렀으며 이는 '친박계 B의원'이라고 전했다.
총선을 35일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와 친박 핵심 의원이 등장하고 막말이 섞인 계파갈등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당내에서는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차단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1차에 이은 후속 공천명단 발표가 임박한 상황이라 당내 갈등 요소가 차례로 대기하고 있는 형국이다.
당 밖에서도 인천지역의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윤 의원에게 총선 후보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공관위원인 비박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윤 의원보다) 더 작은 막말도 저희가 심사를 하고 있는데 새누리당에 이런 막말 의원이 있다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상당히 당에 많은 문제점을 던져주는 부분"이라며 "스스로 정계를 은퇴하든지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 당원에게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경기도당으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은 경기 파주을 류화선 예비후보의 경우에 상응하는 조치가 윤 의원에게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9일 오전 막말 녹취록에 대해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하려 갔다가 만남이 불발된 뒤 기자들과 만나 보도 내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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