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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KB금융 '재격돌'…현대증권 인수 연장전
또 만난 맞수 경쟁 치열 예고…바이백옵션·부실여신 등은 인수 걸림돌
2016-02-14 13:07:04 2016-02-14 17:31:38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다시 맞붙는다. 작년말 KDB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미래에셋에 밀린 두 회사가 이번엔 현대증권을 놓고 연장 승부에 들어간 셈이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지난 12일 "현대증권 매각 절차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이달 말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되면 이르면 내달 초 인수적격후보자(숏리스트)가 가려지게 되고 이후 실사,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자가 선정된다.
 
현대그룹의 현대증권 매각대상 지분은 22.56%. 현 시가는 2800억원 수준이다. 인수가에 프리미엄이 더해지고 경쟁이 가열되면 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두 회사 모두 강력한 인수의지와 자금 동원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강력한 인수후보로는 한국금융지주가 거론된다. 미래에셋·대우 합병에 견줄 대항마 탄생이 예상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기자본 3조3000억원 규모의 현대증권과 결합시 한국투자증권은 대략 6조9000억원의 초대형사로 거듭나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강점인 투자은행(IB)·자산운용 부문에 현대증권이 두각을 보이는 트레이딩·리테일망이 더해지면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현대증권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합병 미래-대우의 자기자본이 7조8000억원 정도로 앞서지만 IB 업무에 있어서는 한국-현대가 오히려 더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며 "무엇보다 7조~8조원대 증권사 양강체제 구축이라는 의미 있는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룹성장을 위해 '증권업 강화'를 필수로 내세운 KB금융지주는 자회사 유상증자 추진을 뒤로 제치고 나설 만큼 현대증권 인수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다만 현대증권 합병 시너지는 한국금융지주에 못 미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합병시 자기자본 3조9000억원 대형증권사 탄생은 가능하겠으나 자본시장 전체로 봤을때 KB의 현대증권 인수는 그저 주인이 바뀌는 정도의 의미에 불과하다"며 "윤종규 지주회장의 증권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과감한 베팅이 가능한 만큼 시장에서 끊임없이 매물로 거론되는 또다른 증권사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자금난에 빠진 현대상선의 재무 개선을 위해 현대증권 매각을 추진해왔다. 현대증권의 연결자회사만 50개가 넘는다는 점과 부실여신, 바이백 옵션 등은 이번 인수전의 걸림돌이다. "연결자회사의 재무상황을 자회사인 현대증권도 잘 모른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로 부실여신에 대한 의혹은 넘치는 상황이다. 이밖에 강성 노조, 정규직 비중·인건비가 높은 점도 일련의 매각 과정에 악재로 꼽힌다.
 
현대증권 인수의향서 제출은 오는 29일까지로 두 회사 외에 다른 경쟁사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아직 열린 상태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지난 12일 현대증권 매각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현대증권 인수전이 본격화했다. 사진/현대증권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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