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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석유제품 수출, 항공유 웃고 윤활유 울고
국내 석유제품 소비, 1년 전보다 3% 증가
2015-08-04 16:05:58 2015-08-04 16:05:58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은 품목간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와 항공유, 나프타 등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수출이 증가한 반면 경유와 윤활유는 감소했다.
 
4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나프타 등 14개 석유제품의 올 상반기 수출물량은 2억2766만2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원료가 되는 나프타의 수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나프타 수출은 2337만9000배럴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6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지역 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들의 정기보수가 몰리면서 나프타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인 점도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대를 유지하자 나프타 가격도 톤당 400~500달러대에 형성됐다. NCC 보유업체들은 원료비 부담을 덜면서 석유화학 제품 판가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라는 호재를 동시에 맞게 된 셈이다.
 
사진/뉴시스
 
수송용 석유제품의 수요도 늘었다. 항공유와 휘발유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19%, 0.9% 증가했다. 특히 항공유는 저유가로 비행기 표값 부담이 크게 줄면서 여객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윤활유와 경유 수출은 감소했다. 윤활유와 경유 수출은 지난해 대비 각각 11%, 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윤활유는 자동차나 선박 등의 과열을 방지하고 마찰을 완화, 연비를 개선하는 등 장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주로 산업용에 쓰인다. 경유는 차량뿐만 아니라 보일러의 연료와 기계 등의 세척, 금속가공유 등의 원료로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세계경기 둔화가 지속하면서 산업용 수요도 덩달아 위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정유사들의 주력 시장인 중국이 최근 양적 경제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내수위주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신창타이(新狀態)'를 앞세운 영향도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경기 침체로 산업용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경유는 중국에서 산업용 수요가 많은데, 신창타이 이후 중공업 부문의 수요 둔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체 소비는 4억1717만5000톤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윤활유와 항공유 소비는 각각 9.8%, 8.8% 늘었고, 경유와 휘발유도 각각 7.7%,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피라(PIRA)에너지그룹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하반기 세계 석유 수요가 각각 하루 255만배럴, 13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석유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 지속과 중동의 신규 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과잉을 우려하며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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