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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빅4, 해외 시장에서 경영 차별화
농협·하나·신한·KB금융 등 글로벌 진출 러시
2015-07-28 17:05:14 2015-07-28 17:06:37
◇농협금융지주 김용환 회장이 지난 25일 미얀마 양곤에서 요마그룹 경영진들을 만나 양사간 향후 사업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늠자로 해외시장 진출이 꼽히고 있다. 저금리·저성장 장기화로 인해 국내 시장은 이미 성장 한계점에 다다른 만큼 해외에서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임 CEO의 빛과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미얀마를 방문해 테인세인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농협 특색을 활용한 진출 방안을 제시했다.
 
김 회장은 각종 농자재사업, 축산업 등의 분야에서 농협 경제부문과 미얀마 농업관개부간의 사업 협력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농협금융이 진출해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얀마 민간 최대 은행인 요마은행 경영진과 만나서 소매 및 모바일 금융, 농업금융의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4월에 취임한 김 회장의 유일한 걸림돌로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공해 금융지주 반석위에 올려놓은 임종룡 전 회장(현 금융위원장)의 그림자를 꼽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다른 지주사와 달리 농협 특색을 살려 해외진출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 본인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김정태 회장은 '글로벌 톱 50 진입'을 목표로 한 전임 회장의 비전을 확장해 '2025년 글로벌 40위권, 아시아 톱5 진입'을 내걸은 바 있다. 현재 한 자릿수에 불과한 해외 이익 비중도 4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오는 9월 하나-외환 통합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어 통합 후 긴밀한 국제 공조를 통해 시너지 창출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통합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24개국 127개로 국내 최대가 될 것"이라며 "미래 먹거리는 해외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6년 연속 금융권 1위 실적을 내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도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보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적합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신한지주(055550)는 이미 비은행 부문에서 전체 수익비중의 40%를 벌어들이고 있어 비은행 M&A 필요성은 떨어지는 상태다.
 
대신에 인도네시아 은행 두 곳의 지분을 인수한 성공 사례처럼 신흥시장에서 인수, 지분투자 등으로 해외진출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전체 수익의 10%를 글로벌 사업에서 거둬 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과거 카자흐스탄 현지은행의 투자 손실을 거울 삼아 점진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1년 베트남 호치민 지점은 개점을 완료한 데 이어 하반기에 하노이 사무소에 대한 지점 전환 신청을 할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 중국 상하이지점을 개설도 목표로 하고 있다. 둘 모두 윤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추진하는 해외 영업망 확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은행이 해외에서 거둔 수익 비중은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해외 수익비중 20~30% 달성을 독려하며 성공사례를 기대하고 있다"며 "내외부적으로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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