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완공 앞둔 고척돔에 대한 루머와 진실
2015-07-02 23:00:00 2015-07-02 23:00:00
국내 최초의 돔 야구장인 고척돔 공사가 내년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최근 온라인에서는 완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각종 '설(說)'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2일 현재 고척돔의 공정률은 99.5%다. 외부와 내부 모두 주요공사를 마친 상태고, 막바지 마감 공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고척돔을 직접 찾아 고척돔을 둘러싼 다양한 설과 관련해 현재 상황을 살폈다. 
 
◇북동쪽에서 바라본 고척돔 외관. (사진=이준혁 기자)
 
◇준공 늦어지자 설왕설래..내실 다지는 공사 중
  
당초 시는 6월말을 완공 목표로 공사를 해왔다. 국내 최초의 돔 야구장 건축물이라 시운전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는 당초 공언에 맞추고자 무리를 하는 것보다 내실을 다져 공사를 마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결국 시의 준공 검사 일정은 늦춰졌다.
  
다만 일부 네티즌의 우려처럼 기간이 한정 없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뉴스토마토>의 현장 취재 결과 준공검사를 받는 시점은 8~9월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내년 프로야구의 개막일까지 반년 정도의 시운전 기간이 잡히게 된다.
 
실내도 외부도 공사는 막바지 단계다. 이미 현장 직원 사이에는 다음에 어떤 공사 현장에 배치될지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히어로즈(heroes)라는 영문명이 흰색 인조잔디로 홈플레이트 뒤에 새겨질 고척돔. (사진=이준혁 기자)
 
◇홈 뒤에 '히어로즈' 마크 박고 있다?
  
지난 1일 저녁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 곳곳에는 "고척돔에 히어로즈 마크를 박는 중이라네요. 결국 넥센이 고척 가는가 봅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방송중계용 부스로 쓰일 공간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내에는 히어로즈(heroes)라는 영문명이 크게 표기된 천이 홈플레이트 뒤의 바닥에 놓여져 있다. 흰 천에 ㈜히어로즈프로야구단이 쓰는 버건디 색으로 'heroes'라고 적혔다.
  
<뉴스토마토>의 현장 확인 결과, 사진에 비춰지는 공사는 실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분한 햇볕을 받을 수 없는 돔 특성상 고척돔의 그라운드에는 인조잔디가 설치된다.
  
인조잔디 위에 글자를 적는 경우 기본색상의 인조잔디를 설치한 후 글자에 맞춰서 해당 부분에서 재공사를 실시한다. 글자에 맞춰 기본색상 인조잔디를 잘라내고 원하는 색의 인조잔디를 입히는 방식이다. 
 
잔디 위에 색을 칠하는 방식도 있긴 있다. 그렇지만 격렬한 이동이 벌어지는 체육 경기장은 채색 페인트가 벗겨질 확률이 높아 이 방식이 쓰이지 않는다. 고척돔 그라운드도 동일한 이유로 재식재 방식을 택했다. 고척돔에 쓰이는 인조잔디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쓰는 제품이다. 
 
◇히어로즈(heroes)라는 영문명을 비롯해 각종 글자 표기에 사용되는 흰색 인조잔디. (사진=이준혁 기자)
 
◇히어로즈 글자를 새기는 것은 협상이 끝났다는 이야기? No!
 
히어로즈 글자를 바닥에 새기는 모습이 공개되자 "서울시와 ㈜히어로즈프로야구단의 고척돔 임대차 관련 협상이 끝났다"는 추정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뉴스토마토>의 취재 결과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다. 
 
광고권의 행사와 임대료의 책정은 시로서도 어려운 문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차세대 대권 주자로 주목받는 박원순 시장은 이 사안을 허투루 해결하면, 자칫 시의회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을 수도 있고 '배임'으로 고발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사기업이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히어로즈 구단에 정상적인 임대료를 받으려니 맹비난이 우려된다. 난제다.
 
아직 양측이 구체적인 협상 상황의 발표를 꺼리고 있으나 현재까지 취재된 바에 따르면, 협상은 구장 공정률처럼 거의 막바지 단계다. 히어로즈 구단의 고척돔 입성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임대차 계약서를 서로 교환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척돔 그라운드 일부에 히어로즈 글자를 새기는 장면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는 공사의 진행 상황과 맞물려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현대산업개발, 한진중공업, 성지건설)의 본사 직원은 이달 다수가 고척돔 현장을 떠난고 소수만 남는다. 건축물의 막바지 공사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바닥에 인조잔디로 글자를 새기는 것은 전체 공사에서 보면 매우 사소한 과정이다. 히어로즈와의 협상결렬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현장 인력이 많을 시점에 미리 새기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
 
게다가 서울시와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그라운드 바닥에 '히어로즈(heroes)'라는 글자를 새겨놓는 조치는 히어로즈 구단에서 제안했던 바다. 시가 히어로즈 구단이 주장하는 것을 최대한 들어주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일련의 과정인 것이다.
 
◇최근 온라인 상에는 파울 라인이 펜스와 매우 가깝게 붙어 비정상적으로 좁은 사진이 게재돼 야구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렇지만 <뉴스토마토>가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파울라인과 펜스 사이의 간격은 10m 전후로 비좁지 않았다. (사진=이준혁 기자)
 
◇파울플라이 아웃도 없을 것 같은 비좁은 파울라인? "사진의 문제다"
 
지난달 29일 저녁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 곳곳에는 '고척돔 내부사진인데요. 경기가 정상적으로 가능할까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랐다.
 
이 글에는 "포수와 백네트가 굉장히 가까워요. 폭투가 나와도 루상에서 왠만하면 주자가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가까워요. 파울플라이가 거의 없이 바로 관중석으로 들어가요. 대기타석도 어디다 둘 지 모르겠고요. 파울 타구에 바로 옆에 서 있어야 할 정도"라며 고척돔이 프로야구 경기에 부적합한 구장이란 뉘앙스의 내용이 게재됐다.
  
그렇지만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도면을 보고 줄자로 재며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1·3루 베이스와 펜스까지의 거리가 13~14m 정도로 결코 비좁지 않다"면서 "외야 뒤로 가도 4~5m 정도는 나온다. 온라인 상의 논란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설계도면과 바뀐 것이 거의 없다. 최근 야구계 트렌드인 포수 후면석의 설치를 위해 해당 부분을 홈 쪽으로 조금 당기긴 했지만, 오로지 그것뿐이다. 주루코치가 서있을 만한 공간도 없다는 등의 과장된 이야기는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고척돔 홈플레이트 뒤로는 인천 문학야구장(SK행복드림구장)에 있는 '라이브존'처럼 경기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관람석과 라이브존 관객이 이용 가능한 라운지가 설치된다. 이는 지난 해 시가 미국 로세티사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생겨난 공간이다.
 
야구단 혹은 공연 기획사 등 이용 주체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포수 뒷편만 설계도면에 비해 조금 변경됐고 나머지는 그대로다. 그나마도 여타의 구장보다 심하게 좁은 것도 아니다.
 
◇고척돔의 포수 후면석으로 고급 라운지의 이용권과 함께 발권되는 다이아몬드클럽(가칭) 이용 관객이 앉을 고급석. 고급 가죽으로 마감된 좌석 관리상 다른 좌석과 달리 비닐로 덮어두고 있다. (사진=이준혁 기자)
 
◇수영장 사용 주체는 시민, 운영 주체는 미정..시가 유력
 
지난달 하순에는 고척돔 지하에 수영장이 설치될 것이라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 네티즌들은 기대감을 갖는 한편 사실 여부에 의문을 표했다. 현장 취재 결과 고척돔 지하에는 수영장이 설치돼 있었다.
 
수영장은 야구장과 출입구가 달랐다. 화재 등의 비상 상황에 대비해 연결 통로는 있지만 평소에는 차단된다. 수영장과 야구장은 지상이나 주차장을 통해서 이어진다.
 
수영장 출입구는 고척돔의 중앙 출입구 왼쪽에 있다. 계단도 있고 승강기도 있다. 
  
◇고척돔 지하에 설치된 수영장. 커다란 풀 하나와 작은 어린이용 풀이 설치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고척돔 지하의 수영장은 선수용은 아니다. 지역주민들이 이용하기에 좋은 규모다. 큰 풀과 함께 어린이용 풀이 별도 설치돼 있다.
 
운영은 야구장과 별도로 이뤄진다. 다만 수영장 운영 주체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 현재로서는 서울특별시시설관리공단이 유력하지만, '공개입찰' 방식으로 외부 민간 기관이 임차해 운영할 수도 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