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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판매 줄었는데 일회용 라이터는 '불티'
금연-재흡연 반복자 많아지며 판매량 늘어
2015-06-01 06:00:00 2015-06-01 06:00:00
#. 연초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선언한 직장인 김모(32)씨. 김씨는 금연선언 직후 가장 먼저 담뱃갑 속에 보관하던 라이터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절반가량 남아있던 담배는 사무실 서랍 속에 고이 모셔뒀다. 하지만 이게 화근이었다. 금연선언 2주만에 다시 담배에 손을 댔던 김씨, 하지만 '불'이 없었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500원짜리 일회용 라이터를 한개 구입했다.
 
가격 인상으로 아직까지 담배의 판매량이 예전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라이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하고 있다. 흡연자들이 가장 구입을 꺼려하고 아까워 하는 일회용 라이터 판매의 증가는 금연을 선언했던 흡연자들의 복귀(?)의 반증이라는 분석이다.
 
3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편의점의 담배와 라이터 판매량 비교 결과,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담배 판매량은 매월 전년대비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담배 판매량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라이터 판매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의점 CU의 지난 1월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3% 줄었다. 이후 점차 회복세를 띄고는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판매량이 감소했다. 2월에는 22.4% 감소했으며, 3월에는 14.9%, 4월에도 10.7% 줄었다.
 
세븐일레븐에서도 담배 판매량은 감소했다. 세븐일레븐의 1월 담배 판매수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6.6%, 2월에는 26.4%, 3월 29.3%, 4월에는 14.7% 줄었다.
 
반면 라이터는 1월 잠시 주춤한 이후 2월부터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라이터 월별 판매량은 1월 전년동월 대비 5.2% 감소한 이후 2월부터는 2.7%, 3월은 0.2%, 4월에는 1.9% 증가했다.
 
GS25도 지난 1월 라이터 매출이 전년동월 대비 0.7% 줄었지만 2월 4.4% 증가한 이후 매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높았다.
 
CU 관계자는 "라이터 판매량이 2월부터 작은 수치지만 지난해보다 상승하고 있다"며 "역신장을 보이고 있는 담배 판매량과 비교하면 주목할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올 초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선언했던 소비자들이 다시 담배에 손을 대면서 일어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금연열풍에 1회용 라이터를 버렸던 고객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에도 분실에 따른 재구매율이 높은 1회용 라이터의 제품 특성상 담배 한 갑당 2개 이상의 라이터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인기 담배의 가격이 4500원이라는 점도 라이터 판매를 도왔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장 저렴한 1회용 라이터의 가격은 500원. 5000원짜리 지폐 한장을 내면 거스름돈 없이 담배와 1회용 라이터를 동시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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