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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매달 초 반복되는 디플레이션 논쟁
2015-05-06 14:49:04 2015-05-06 14:49:04
매달 1일은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논쟁의 날'인걸까. 매월 1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이 발표될 때마다 대한민국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벌써 이 논쟁도 반년 째 접어들고 있어 이만하면 1일을 디플레이션 논쟁의 날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5월 가정의 달 황금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일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디플레이션 언급은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오르는 데 그쳐 5개월 연속 0%대를 이어갔다.
 
올 초 담배 한 갑당 2000원씩 오른 담뱃값 인상 요인 0.58%를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물가다. 이와 같은 마이너스 물가 행진도 3개월째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끊이질 않는 이유다.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디플레이션 경고음에 여기저기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주된 목소리는 "일본과 비교해 물가 수준이 낮다는 점은 경고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들은 디플레이션에 진입하고 나면 문제를 해결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까지 내놨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근원물가'를 이유로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일축하는 입장이다. 그 동안 정부는 가격 변동 폭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2%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디플레이션 우려를 기우라고 평가해 왔다.
 
이러한 논쟁은 지난 5개월 동안 끊이질 않았다. 아마 5월 소비자물가동향이 6개월 연속 0%대 흐름을 이어간다면 디플레이션 논쟁은 또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정작 국민은 디플레이션 논쟁에 관심이 없다. 경제전문가나 언론 등이 모두 디플레이션 우려를 걱정하며 시끌벅적해도 소비자들은 '디플레? 와닿지 않는다'라는 게 주된 반응이다. 그들에게는 오로지 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도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게 주된 관심사다.
 
매달 초 디플레이션 논쟁을 하기에 앞서, 지표상 수치와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탄력적인 물가정책이 필요한 때다.
 
가계의 짐을 덜어줘야 소비가 늘고, 이것이 다시 투자와 생산으로 이어지면서 고용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지 않을까.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정부의 선제적인 수요진작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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