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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시대, 철강업 '희비'..강관 '울고' 전기로 '웃고'
2015-01-23 15:16:55 2015-01-23 15:16:5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철강업계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발 셰일가스 붐의 직접적인 호재를 누렸던 강관업체들의 전망은 극히 어두워진 반면 전기요금에 민감한 전기로 업체들은 수혜를 누릴 것이란 예상이다.
 
◇국제 유가 동향(자료=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국내 유정용 강관 수출의 약 98%를 차지한다. 전체 강관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이다. 
 
지난해 7월 말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해 최대 15.75%의 높은 덤핑방지관세율이 부과됐지만, 수출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국내 강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0.5%, 38.5% 급증했다.
 
특히 미국향 강관 수출은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8월에는 증가율이 5.4%로 잠시 주춤했지만 9월 59.1%, 10월 52.8%, 11월 100.3%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에 이르기까지 국제유가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미국 셰일가스 개발 업체들의 유동성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지속적인 유가 하락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높은 미국 셰일가스 개발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동 산유국의 평균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29달러인데 비해 미국 셰일가스는 62달러로 추정된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에너지 업체들의 셰일 투자도 급감하고 있다. 최근 세계 1위 광산업체인 BHP빌리턴은 셰일 굴착광구를 26개에서 16개로 40% 가량 줄이기로 했다.
 
셰일가스 개발에 제동이 걸리면서 강관 수요도 급감하는 추세다. 미국 최대 철강사인 US Steel은 내달부터 2개 지역의 강관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최근 발표해 시장의 우려를 샀다.
 
업계에서는 그간 미국이 셰일가스 붐을 주도했던 만큼 거품이 사라지면 한국산 강관수요도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의존율이 높아 단기간에 이를 대체할 만한 수요처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스토마토DB)
 
반면 유가하락으로 전기로 업체들은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013년 11월 전기요금 합리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을 6.4% 인상하고, 여름철 전기요금 적용 기간을 기존 7~8월 두 달에서 6~8월 세 달로 확대한 바 있다.
 
철강협회에서는 전기요금 인상과 여름철 적용기간 확대 등으로 연간 총 2688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기요금은 철강제품 제조원가 중 약 8%를 차지한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배럴당 50달러를 밑도는 국제 유가가 1분기에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2~4%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한국전력은 LNG 및 유류 관련 원료비가 하락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6월 이후 국제유가가 40%가 넘게 급락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하락이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에 즉각 반영되도록 해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조금이나마 펴질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도시가스 요금은 올해 1월1일부터 평균 5.9%(서울시 소매요금 기준) 인하됐다. 박 대통령의 발언 다음날인 16일에는 한국전력 주가가 장중 한때 14% 넘게 급락하는 등 충격을 보였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기요금 1% 인하 시, 국내 철강업체들은 대략 420억원의 비용이 절감되는데, 특히 전기사용 비중이 높은 전기로 업체들에게 수혜가 기대된다"며 "전기요금 총괄원가가 집계되는 3월 이후 3개월 내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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