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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제작진의 가슴 울린 진심
2014-12-18 14:18:04 2014-12-18 14:18:04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 포스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76년 연애 세월의 마지막 순간을 저희 카메라에 열어주신, 많은 관객들에게 큰 사랑과 선물을 주신 할머니들을 지켜 드리지 못한다면 저희의 영화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우려를 한다."
 
태풍 같았던 <인터스텔라>를 누른 한국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경수 PD가 한 말이다.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 기자간담회가 18일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열렸다.
 
누적관객수 150만 명에 달하는 이 영화는 연일 한국 독립영화의 새 기록을 쓰면서 흥행 중이다. 새 역사의 인물이 된 진 감독과 한 PD지만 얼굴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홀로 남은 할머니에 대한 걱정 때문인 듯 했다. 각 언론사에 할머니에 대한 과도한 관심의 자제를 부탁하는 호소문을 남긴 것도 이 같은 걱정에서 한 행동이었다.
 
진 감독은 "혼자 계신 할머니에 대한 생각이 크다. 영화를 만들면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돈이 많아진다는 것 때문에 할머니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우려들에 대해서만 생각해서 호소문을 보낸 것"이라며 "이분의 여생이 이 영화를 통해 행복하지 않다면 괴로울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말을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진 감독은 어떤 질문에도 홀로 남게 된 할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대답을 끝맺었다. 어떻게 하면 할머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 보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영화 촬영 중 할아버지가 세상과 이별하는 과정을 직접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지난 12일은 할아버지의 기일이 1년이 되는 날이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촬영 중에 출연자가 죽는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정들었던 사람이 아프고 세상을 떠난다는 것을 계속 지켜보면서 이별의 과정을 담아야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8개월간의 프로젝트를 중단할까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뻔도 했다.
 
한 시간이 넘게 진행되는 간담회 동안 진 감독과 한 PD는 할머니에 대한 배려, 걱정, 존경심을 드러냈다. 노 부부를 향한 제작진의 진심이 영화 속에 모두 담겨진 듯 보였다. 이 작은 독립영화의 엄청난 흥행은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됐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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