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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짐작해보는 장그래의 미래
2014-12-17 16:09:31 2014-12-17 16:09:32
◇임시완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겨울이 되면 강해지는 tvN 금토드라마다. 지난해에는 <응답하라1994>가 신드롬을 일으켰다면, 올해는 <미생>이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인 <미생>은 종합상사를 배경으로 다양한 직장인의 군상과 그들의 리얼한 하루 하루를 담아내며 화제를 일으켰다.
 
18회까지 거침없이 달려온 <미생>은 이제 단 2회만을 남겨놨다. 이 드라마는 원작이 갖고 있는 직장인들의 일상과 신입사원의 성장스토리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세세한 에피소드와 캐릭터에 변형을 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자들의 호평은 물론 각종 패러디물이 이어졌다. 주요배역 외에 강 대리(오민석 분), 하 대리(전석호 분) 등 조연들도 이슈를 한 몸에 받았다. 각양각색 이슈를 모았던 <미생>의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떤 결말을 맺을지'다.
 
17일 모든 촬영이 종료되는 가운데 제작진은 "원작과 결말이 같은지 혹은 다른지는 방영일에 확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출연진 및 스태프에게 결말 스포일러 함구령을 내린 상태다.
 
과연 올 가을부터 겨울까지 안방을 휘어잡은 <미생>의 결말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대기업 판타지..장그래의 정규직 전환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은 험난했던 장그래의 계약직 생활이 정규직 전환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다.
 
극중 장그래가 소속된 영업3팀은 최 전무(이경영 분)가 기획한 아이템 사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을 잘만 성공하면 5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게되며, 오상식은 부서장 자리에 앉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서장의 권한으로 계약직 장그래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갑작스럽게 등장한 에이전트로 인해 최 전무가 리베이트를 받고있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상황. 잘못된 의심으로 진행된 사업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으며, 우려점을 무시한채 사업을 진행했다가는 영업3팀 자체가 통째로 날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중에 "나 때문에 영업3팀이 해체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장그래의 말을 뒤로한채 "사업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오상식이 보인 집념은 장그래가 정규직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준다.
 
과연 영업3팀은 정답은 커녕 해답도 보이지 않는 이 위기를 무사히 헤쳐나갈 수 있을까. 헤쳐나가게 된다면 장그래는 오상식으로 인해 정규직이 될 것이다.
 
◇원작대로..새 출발하는 오상식과 장그래
 
또 다른 결말은 원작대로 장그래가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 물거품이 되고, 장그래를 위해 부서장을 갈망하던 오상식의 꿈도 무너지게 된다면 장그래의 결말은 원작대로 흘러갈 공산이 높다.
 
원작에서는 대기업 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오상식이 전 직장 동료가 새롭게 만든 기업체로 옮겨가 새 출발을 하고, 이후 새 직장이 안정권에 들어서자 장그래를 부르는게 큰 줄기다. 이후에는 김동식까지 얼굴을 비춰지고 영업3팀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장그래가 정규직이 되는 것은 '판타지'라는 지적이 있다. 정규직 전환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결말이라는 것. 원작의 결말이 지극히 사실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 결말 역시 새드엔딩이라고 할 수 없다. 대기업보다는 좀 더 가족같은 근무 환경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장그래와 오상식의 모습은 오히려 더 큰 희망을 주기도 한다.
 
캐릭터와 에피소드에 변형을 주며 리메이크의 최대 성공작으로 불리고 있는 <미생>이 결말만큼은 원작을 뒤따를 것인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제작진만 아는 장그래의 미래
 
정규직 전환이나 원작의 결말은 현재 시청자들이 가장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로서의 장점을 기막히게 살려온 <미생>의 제작진이기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제작진이 출연진과 스태프 모두에게 '결말 함구령'은 내린 이유는 "엄청난 반전이 숨 쉬기 때문"이라는 시청자들의 예상도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
 
만약 반전을 꾀한다면 어떤 식의 반전을 예상할 수 있을까.
 
'역대 최고'와 '역대 최악'이라는 극명한 호불호 엔딩을 갖고 있는 MBC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처럼 새드엔딩이 <미생>의 대미를 장식할 수도 있다. 신세경처럼 죽음까지는 아니겠지만 세상의 높은 장벽에 무기력해진 장그래로 돌아올 수도 있다.
 
또는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장그래가 오상식 혹은 다른 동료가 추천해준 회사에서 새롭게 상사맨으로 거듭나는 모습도 상상할 수 있다. 이는 <미생> 시즌2를 예상케 한다. 아울러 여느 드라마에서 자주 보여왔던 '너 마음대로 해석하라'는 의미의 열린 결말도 짐작해볼 수 있다.
 
이제 단 두 회만을 남긴 <미생>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끝날까. 어떤 결말이 되든 지금까지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던대로 벅찬 감동이 있다면, <미생>은 많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역대 최고의 드라마로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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