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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표 명품 드라마 '펀치'..숨 쉴 틈 없는 권력게임
2014-12-16 13:58:50 2014-12-16 13:58:57
◇<펀치> 포스터 (사진제공=S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SBS가 내세우는 박경수 작가의 명품 드라마가 첫 방송부터 엄청난 몰입도로 안방을 장악했다. <추적자>와 <황금의 제국>에서 보여준 박 작가 특유의 권력게임 이야기는 역시 깊이가 달랐다.
 
숨 쉴 틈 없는 반전에 반전이 거듭됐고, 이야기의 전개 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조재현과 김래원, 김아중이 보여준 연기력은 이 드라마가 박경수 작가의 전작을 능가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무서운 속도감
 
<펀치>는 첫 시퀀스부터 긴장감이 넘쳤다. 서울지방검찰청장 이태준(조재현 분)은 신문을 들고와 박정환(김래원 분)에게 부탁하듯 매달렸다.
 
"나 검찰총장 이번에는 해야겠다."
 
15일 첫 포문을 연 <펀치>는 부장검사 박정환이 돕는 이태준이 법무부 장관의 내정자를 밀어내고 검찰총장 후보로 만드는 과정부터 청문회까지 정면 돌파하는 내용으로 그려졌다. 다른 드라마 같았으면 몇 회분에 해당될 것이지만 <펀치>는 이를 단 한 회분으로 정리했다.
 
긴박감 넘치는 전개 속에서도 캐릭터는 정확하게 설명됐다. 권력을 원하는 비리 검사 박정환, 그와 물고 물리는 신경전을 펼치는 경쟁자 조강재(박혁권 분), 박정환과 조강재를 저울질하며 검찰총장이 된 이태준, 박정환과 정반대의 위치에서 정의감을 내비치는 전처 신하경(김아중 분)까지 주요 캐릭터의 색깔이 적절하게 녹아났다.
 
아울러 딸 예린(김지영 분)의 유치원 버스가 불량부품으로 인해 큰 사고가 나자 신하경은 당시 자동차 회사의 사장이자 이태준의 형 이태섭(이기영 분)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내용까지 적절하게 엮였다. 이태준이 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상황. 이를 막기 위해 온갖 비열한 행동을 다하며 막아내는 박정환과 꿋꿋하게 버티는 신하경의 싸움은 흥미진진했다.
 
이날 엔딩은 박정환의 동생 박현선이 박정환이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신하경이 알게 되면서 마무리됐다. 앞으로는 약 6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는 박정환이 그동안의 삶을 회개하고 자신이 직접 자리에 올려준 이태준과의 처절한 권력 암투가 그려질 전망이다.
 
◇촘촘한 연기력
 
김래원과 조재현, 김아중의 연기대결은 놀라울 정도였다. 김래원과 조재현이 연기하는 박정환과 이태준은 마치 형제 같은 끈끈한 정으로 이어진 듯 보이지만 동시에 권력 때문에 맞붙을 수 밖에 없는 숙명의 인물이다.
 
조재현의 구수한 사투리와 박 작가 특유의 비유적인 대사는 전작 <황금의 제국>에서의 박근형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또 조재현은 어리숙한 척 자신을 숨기는 모습 뒤에 나타나는 카리스마로 드라마에 힘을 부여하고 있다.
 
영화 <해바라기>와 드라마 <천일의 약속>을 통해 무거운 이미지의 연기를 보여온 김래원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주무기를 들고 나온 듯 하다. 감정을 누를 때는 정확히 절제하다가 터뜨릴 때는 확실히 폭발시키는 모습은 훌륭했다.
 
특히 실제로는 좋은 아빠인 척하지만 예린(김지영 분)의 양육권까지 걸며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어내는 박정환의 비열함은 흥미를 불렀다.
 
로맨틱 코미디에 더 어울리는 이미지를 가진 김아중은 <싸인>에 이어 다시 한 번 정의감에 불타는 캐릭터로 안방을 찾았다. 신하경은 약자를 위해 대신 싸워주는 정의감을 가지면서도 몇 수 앞을 내다볼 줄 아는 깊은 내공을 가진 인물이다. 전 남편 박정환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걸 안 뒤 이태준과 어떤 싸움을 보일지 기대감이 높다.
 
이 외에도 박정환과 내연관계에 있어보이는 최연진 역의 서지혜와 박정환 못지 않게 비열함을 갖고 있는 조강재 역의 박혁권, 신하경 밑에서 인간냄새 풍기는 수사관 오동춘 역의 이한위, 법무부 장관 윤지숙 역의 최명길까지 훌륭한 연기력을 가진 조연들도 <펀치>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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