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인터뷰)남휘종① "난 영화의 주인공이었다"
2014-10-21 14:44:15 2014-10-21 14:44:15
◇남휘종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시즌2때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2% 안팎의 시청률과는 무관하게 인터넷에서 최대 이슈로 떠올랐던 tvN <더 지니어스2>의 남휘종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게 들리는 '숲들숲들'을 비롯해 '사자뽕', "어따 대고 화를 내시는 거예요"까지 단 1회 분량이었지만 남휘종은 '명장면 제조기'였다. <더지니어스2>가 엄청난 인기를 이끈 이유도 남휘종이 최고의 악역이 됐기 때문이 아닐까. 당시 인터뷰를 하고 싶었지만 시즌2에서는 남휘종을 제외하고도 논란의 중심이었던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다행히도 남휘종을 만날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그가 시즌3에도 출연한 것이다. 3회까지 남휘종은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않고 조용히 몸을 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남휘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요. 최근에 굉장히 흥분상태에요"라며 특유의 미소를 짓는 남휘종이다. 지난해 이상민, 홍진호, 유정현, 조유영과 인터뷰 중 <더지니어스>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장황해지고 길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할 얘기가 많다는 의미겠다. 그러다 보면 몰랐던 에피소드도 듣게 됐다.
 
하지만 남휘종은 달랐다. 수학강사이기 때문일까 질문에 대해 요점만 딱딱 대답했다. 꾸밈이 없고 시원시원했다.
 
"제가 순수해서 그래요"라는 남휘종을 집중 해부했다.
 
◇"'사자뽕'에 취했었다"
 
사실 남휘종은 시즌1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다. 시즌1 출연진과 회식도 했었다. 하지만 막판에 촬영 일정이 변경됐고, 고3 수업 스케줄과 겹쳤다. 수능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을 변경하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에 시즌1을 포기했다.
 
"사실 일반인이 예능에 나온다는 것은 굉장히 흥분되는 일이에요. 게다가 딱봐도 제가 할 게 많아 보이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우승도 무척 하고 싶었죠. 그런데 스케줄이 꼬이면서 못했죠. PD님께 시즌2 하게 되면 꼭 불러달라고 했어요."
 
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시즌2에 출연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단 1회만에 자신을 하얗게 태우고 장렬히 퇴장했다. '최고의 악역'이었다. 그가 탈락한 이유중 하나가 '사자뽕'이었다. 먹이사슬의 최고 포식자였던 사자를 그가 골랐고, 그는 희대의 어록 "저한테 잘보이셔야 할 겁니다"라는 자만심이 가득찬 발언을 던졌다.
 
"시즌1에 나왔으면 아마 그렇게 나대지 못했을 거예요. 시즌2에는 홍진호랑도 아는 사이고, 홍철이형도 운동을 같이해서 낯설지 않았어요. 상민이형도 굉장히 편하게 해주시는 타입이고, 정현이 형님은 이런말 하기 죄송하지만 김구라씨나 차민수씨에 비해서는 그렇게 어려운 스타일은 아니시잖아요. 순간 '내가 좀 세게 나가도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든 거죠. 김구라씨나 차민수씨가 있었으면 그렇게는 못했겠죠."
 
카메라가 익숙한 남휘종이다. 인터넷 강의도 하다보니 늘 카메라와 함께 한다. 방송인을 제외하고 카메라가 가장 익숙한 출연자일 것이다. 남휘종은 당시 극한 흥분상태였다고 표현했다.
 
"이건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아무것도 없이 세트장에 들어가죠. 저만 따라디는 카메라가 있고 전체를 찍는 카메라는 엄청 많고, 게다가 카메라가 무겁죠. 그런 중에 가장 센 사자를 골랐고, 흥분이 끝을 향했어요. '최소 무서운 건 없겠구나' 싶었어요. 그런중에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좀 세게 말했죠. 정말 '사자뽕'에 취했었어요."
 
◇남휘종 (사진제공=tvN)
 
◇"'어따 대고'는 명백한 내 잘못..교훈 얻었다"
 
'사자뽕'에 취한 그는 재경과 이상민이 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했을 때 "우리 팀에 들어오지 못하면 죽지만, 더 이상은 안 받을래요"라고 말하고 둘을 내친다. 이 발언이 탈락으로 향하는 열차가 된다.
 
이상민과 재경을 안 받은 이유는 자신을 위해서였다. 이미 너무 많은 포식자와 손을 잡은 상태였고, 그렇게 되면 먹을 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에, 남휘종은 거절을 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 둘을 받아도 됐었는데, 그 둘을 무조건 살릴 수는 없을 거 같았어요. 약속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못할 약속은 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한 말이에요. 좋게 말했으면 됐는데, 너무 세게 말한거죠. '사자뽕'이었으니까. 하하"
 
임윤선이 쥐였다. 쥐의 승리조건은 사자(남휘종)의 생존이었다. 둘은 함께 붙어다녔어야 했다. 하지만 임윤선은 '숲·들·숲·들로 오라'는 남휘종을 선택하지 않았다. 남휘종은 그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고, 분노에 휩싸였다. 그리고 "어따 대고 화를 내시는 거예요"라는 말이 전파를 탔다.
 
"정말 <더니지어스>는 이상한 프로그램이에요. 완전 몰입하게 만들어요. 게임 한 번 진거에 불과한데, 인생의 패배처럼 느껴져요. 그 당시에는 정말 분노했죠. 그 이후에 생각한 건데 그 말은 정말 제가 심하게 잘못한 것이에요. 변명이라면 제가 정상적인 직장생활이 아닌 학원강사다 보니 조교 아니면 학생들을 주로 대해요. 다 아랫사람인거죠. 그래서 그런 말이 확 튀어나온 거 같아요. '내가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라는 후회가 들더라고요. 재경이 쳐낸 거는 게임에 몰입해서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임 변호사님께 그렇게 말한 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요. 카메라가 옆에 있다는 생각도 안 들었어요. 크게 배웠죠."
 
메인매치가 끝난 뒤에도 데스매치가 끝난 뒤에도 임윤선과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냥 평행선을 달리는 느낌이었어요. 임 변호사님은 저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더 신뢰한 거고, 제 생각에는 '일단 자신이 살고 봐야된다'가 먼저였던 거죠. 아무튼 임 변호사님은 정의의 사도가 되셨죠. 어차피 제가 진 거라 뭐 딱히 할 말은 없어요.(웃음)."
 
◇남휘종 (사진제공=tvN)
 
◇"각종 악플, 공포를 느꼈다"
 
자존감이 세 보이는 사람이다. 많이 이겨왔고, 이기는 것에 익숙해 보인다. 그런 사람이 단 1회만에 탈락했으니 충격이 컸을 것 같았다.
 
"주위에 말도 못해요. 스포일러가 되니까요. 그냥 내가 TV에 나오니 보라고만 했죠. 그 때는 그말 하면서도 정말 창피했어요. <더지니어스2>를 계속 보는데 비참했죠. 나도 저기에 껴서 게임을 하고 싶은데, TV나 보고 있으니 말이죠."
 
1화가 끝나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다. 악플이 정말 심하게 많이 달렸다. 연장자한테 말을 함부로 한 것이 화근이었고, 지나친 자만심이 드러난 것도 악플의 원인이었다. 
 
"저도 몇 몇 커뮤니티를 보는데, 눈팅족이에요. 그런데 엄청 심하게 제 욕이 올라오더라고요. 끝도 없이 올라왔어요. 정확하게 제 이름이 쓰여진 상태로 욕을 하는데 하나 하나 반박할 수도 없고, 정말 무섭더라고요. 무서워서 못 보겠는 와중에도 계속 보게되고 그랬어요."
 
하지만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재평가 됐다. 유일하게 진실만을 말한 출연자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놀림감도 됐다. 놀림감이 된다는 건 그만큼 친밀하다는 의미다.
 
"그것 때문에 시즌3에도 나올 수 있었어요.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뀌지 않았다면 못나왔겠죠. 진실만을 말했던 것은 평소에도 속고 속이는 걸 잘 안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디서 강의 해달라고 연락이 와서 거절을 할 때도 돌려서 말 못해요. '거기서는 강의 안 할래요'라는 식으로 말해요. 근데 좀 적절히 고쳐야 될 것 같아요."
 
◇"난 1시간 반짜리 영화의 주인공"
 
비록 탈락했지만, 최고의 악역이었다. 남휘종 덕분에 시즌2가 이슈로 활활 타오를 수 있었다. 남휘종이 탈락한 시즌2 1화는 역대급 재미가 담겨있었다. 남휘종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영화 주인공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좋기도 한게 그렇게 재미있는 화를 만들었다는 거예요. 저 때문에 재밌었던 거잖아요. 저 때문에 화가 났다가 정의의 사도가 나타나서 저를 딱 처치하니까 그게 통쾌했던 거잖아요. 한 시간 넘는 시간동안 즐거움을 준 것 같아요. 영화 주인공도 2시간인데, 저도 한 시간 반 정도 즐거움을 준 거죠."
 
비록 심하게 비난은 했지만, 사람들은 그가 열중하다 실수한 것을 알게 됐다.
 
"진짜로 게임에 열중했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제가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에요. 열심히 해서 영화 하나 찍었다고 생각해요. 하하"
 
(계속)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