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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vs 대한항공..한국형전투기사업도 '승자의 저주'?
2014-09-19 16:22:23 2014-09-19 16:26:46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대한항공(003490)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사업 입찰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한국항공우주(047810)(KAI)와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하지만 이번 입찰이 자칫 무리한 경쟁으로 이어져 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기재부와 협의 후 체계개발비용이 확정되면 입찰 참여 업체는 개발비용을 낮출 수 있는 한도를 고려해 입찰가를 제시하게 된다"며 "기재부와 협의된 금액의 80%를 적어내는 업체가 이번 사업 입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재부와 협의가 끝나고 난 뒤 정확한 금액이 산출돼야 하지만 80% 수준도 기업의수익성을 악화시켜 출혈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언론에 따르면 총 사업비는 약 18조원으로, 그 중 개발비는 약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재부와 협의가 아직 남아있어 금액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수주 업체는 제시한 개발비용의 20%를 부담하게 된다. 만약 개발비를 현재 알려진 8조50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개발 참여회사 부담금액은 1조7000억원이다.
 
하지만 업체가 정해진 금액의 80%보다 큰 금액을 제시하게 되면 기업 부담금도 올라갈 수밖에 없어 기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취약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대한항공에게는 그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채 규모는 약 20조5008억원인데 반해 자본은 약 3조원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재무구조가 향후에도 개선되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올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수익성 악화에 차입금이 계속 불어나 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수주 성공에 따른 사업부담금은 대한항공 입장에서 큰 위기로 닥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의 재무구조는 대한항공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편이다.
 
한국한공우주의 올 상반기 자본과 부채 규모는 각각 9870억원과 9088억원 등으로 자본의 규모가 더 크며 매출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의 매출액이 각각 2조163억원, 1조5346억원, 1조2861억원 등으로 대한항공의 약 10분의 수준이고 매출액 규모가 이번 사업의 업체 부담액과도 유사한 수준일 정도로 상대적으로 작다.
 
또 한국항공우주는 약 3655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총 91조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한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가 10조원에 한전 부지를 매입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9.17%, 7.80%, 7.89%씩 급락한 점을 보면 한국항공우주에게도 수주에 따른 부담감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달 100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 채용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연면적 약 7400평의 개발센터 건립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금력에서 더욱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9월까지 개발 기본계획을 심의하고 입찰공고를 통해 오는 11월 우선협상대상업체를 선정한 뒤 오는 12월까지 개발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항공우주가 제작한 KF-16전투기가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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