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레드벨벳의 웬디, 슬기, 아이린, 조이.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아이돌 기획사라고 하면 어디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국내 최대 가요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아마 가장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그럼 걸그룹 중엔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들이 소녀시대를 꼽으실 겁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걸그룹이라고 할 수 있죠.
소녀시대는 SM을 대표하는 걸그룹이기도 한데요. SM에서 소녀시대의 인기를 이을 만한 새 걸그룹을 내놨습니다. 바로 레드벨벳(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인데요. 소녀시대의 여동생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소녀시대가 2007년에 데뷔했고, 레드벨벳이 2014년에 데뷔했으니 두 자매 그룹은 7살 차이가 납니다.
레드벨벳(Red Velvet)은 강렬하고 매혹적인 색깔인 '레드'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직물인 '벨벳'을 더해놓은 이름인데요. 색깔 있고 세련된 음악과 퍼포먼스로 전세계를 매료시키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고 하네요.
◇왼쪽부터 레드벨벳의 웬디, 슬기, 조이, 아이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4명 중 3명이 'SM루키즈' 통해 데뷔
레드벨벳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SM루키즈’(SM Rookies)란 개념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아이돌 그룹의 이름 같기도 하고 영화 제목 같기도 하죠?
가요 기획사의 연습생에 대해선 들어보셨을 겁니다. 최근 데뷔하는 대부분의 아이돌들은 수년간의 연습생 기간을 거친 뒤에 데뷔를 하죠. SM루키즈는 SM의 프리데뷔팀(Pre-debut team)입니다. '프리데뷔'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SM루키즈의 구성원들은 아직 정식 데뷔를 하지 않은 연습생들입니다. 다만 'SM 연습생'이란 말 대신 'SM루키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거죠.
다른 기획사의 연습생들과의 차이점요? SM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SM루키즈 멤버들의 근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노래부르는 영상이나 춤추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하고요. 데뷔를 한 뒤에야 대중들에게 얼굴을 비추기 시작하는 다른 기획사의 연습생들과 달리, SM의 연습생들은 SM루키즈를 통해 데뷔 전부터 대중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거죠. 이 때문에 아직 데뷔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연습생들도 있는데요.
레드벨벳의 4명의 멤버 중에 조이를 제외한 웬디, 아이린, 슬기가 SM루키즈 출신입니다. SM이 SM루키즈란 이름을 통해 연습생들을 알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고요. 이 시스템을 통해 정식 데뷔한 첫 번째 주자가 바로 레드벨벳인 거죠.
4명의 멤버들을 구별하는 법은 간단합니다. 신인 아이돌 그룹의 멤버 개개인을 알릴 수 있는 참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레드벨벳의 멤버들은 각자 다른 색깔로 머리를 염색했습니다. 파랑이 웬디, 노랑이 슬기, 빨강이 아이린, 초록이 조이입니다. 참 쉽죠?
◇레드벨멧의 웬디, 슬기, 아이린, 조이.(왼쪽부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헨리 뮤직비디오 통해 활약..다재다능한 멤버들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름 모를 배우들이 등장하곤 하죠. 그저 무명 배우를 캐스팅했겠거니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소속사 내에 끼 많은 연습생들이 많은데 굳이 다른 배우를 캐스팅할 필요가 없죠. SM 소속 가수들의 활동을 유심히 지켜봤던 분들이라면 레드벨벳의 멤버들을 보면서 "아, 그때 그 소녀?"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슬기와 아이린은 슈퍼주니어-M의 헨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요. 헨리에 대해선 아시죠? MBC 예능 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에서 좌충우돌 군대 체험을 하면서 웃음을 주고 있는 그 친구입니다.
슬기는 지난 7월 발매됐던 헨리의 솔로 미니앨범의 타이틀곡인 '판타스틱'(Fantastic)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습니다. 또 같은 앨범에 수록된 곡인 '버터플라이'(Butterfly)를 같이 불렀죠. 당시 슬기는 SM루키즈 소속이었습니다.
아이린은 지난해 발매됐던 헨리의 솔로곡 '1-4-3'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었는데요. 이처럼 인기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잘 살펴보면 슬기와 아이린처럼 데뷔를 앞두고 있는 아이돌을 미리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슬기가 SM에 처음 발탁된 것은 지난 2007년이었는데요. 데뷔를 하기까지 7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연습생으로서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해왔는데요. 노래와 춤은 기본이고, 기타 연주와 일본어 실력도 뛰어난 멤버입니다.
2009년에 SM에 캐스팅된 아이린의 경우엔 수준급의 모던댄스 실력을 갖추고 있고, 2012년 캐나다에서 열린 SM의 오디션에서 발탁된 웬디는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고 있으며 플루트, 기타,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웬디가 바로 팀의 리드 보컬인데요. 팀의 막내인 조이 역시 다방면에 끼를 가진 멤버입니다.
멤버들이 참 다재다능하죠? 이 정도는 돼야 소녀시대의 여동생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짠해 보이는 깜찍한 소녀들
레드벨벳의 음악적 색깔에 대해 얘기하기엔 아직은 이를 지도 모릅니다. 이제 한 곡의 노래만 발표한 신인이니까요. 하지만 콘셉트는 확실합니다. 레드벨벳의 데뷔곡인 '행복'은 '깜찍, 명랑, 발랄', 이런 단어들과 잘 어울리는 느낌의 노래인데요.
'행복'엔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을 통해 힘을 얻고,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중년팬들을 위한 '행복'의 감상법을 알려드릴까요? 이 노래의 가사가 바로 우리 딸이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한 번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가사를 보죠.
"이런 Money 저런 Power 그것만 따, 따, 따, 따라가다. 어른들이 짠해 보여. 그들은 정말 행복하지 않아. 기쁜 일이 멋진 일이 세계는 참, 참, 참 많은 데라. 그런 Money 그런 Power 우리는 관심도 끊어버린지 오래"
"달라 달라 나는 좀 해보고 싶음 그냥 하고 말지. 고민 고민 하다가 어른이 되면 후회 많을텐데. 어제 오늘 내일도 행복을 찾는 나의 모험일기. 달라 달라 나는 좀 긍정의 힘을 나는 믿고 있지"
요즘 10대들의 생각을 담은 가사입니다. 뭔가 느껴지시나요? '행복'의 뮤직비디오를 보시면 레드벨벳의 깜찍하고 귀여운 매력을 잘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아직은 레드벨벳의 이름이 소녀시대와 같은 인기 걸그룹에 비하면 낯설게 느껴지실 겁니다. 그런데 레드벨벳에 대해 잘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수년 안에 소녀시대처럼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걸그룹이 될 가능성이 크거든요. 이 네 명의 멤버 중에 수지나 아이유 같은 국민여동생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지금 레드벨벳에 대해 잘 공부해두시면 나중에 아이들 앞에서 "그래, 내가 아이린이 그렇게 될 줄 알았어"라고 으쓱하며 한 마디 하실 수 있겠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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