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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역전세난 심화..매매도 '타격'
세종, 경남 등 대규모 입주로 전세도 동반 '하락'
2014-08-20 17:12:36 2014-08-20 17:17:02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불황에도 강세를 유지하던 지방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세종시와 경남 등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과 매매가격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어 과잉 공급으로 인한 후폭풍 까지 우려된다.
 
20일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1.18% 떨어지며 전셋값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정부 청사 이전 초기 청약만 했다 하면 흥행 광풍을 몰고 올 정도로 주택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쏟아졌던 물량들이 본격적인 입주에 들어가며 역전세난에 시달리고 있는 까닭이다.
 
부동산114는 지난해 3438가구가 입주한 세종시는 올해 들어 4787가구가 집들이를 했고, 연말까지 9171가구가 추가로 입주를 앞두고 있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입주 물량이 3729가구였던 대전 역시 올해에는 두 배 정도 많은 7292가구가 입주를 마쳤고, 2927가구가 마저 입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종시의 이러한 역전세난은 인근 대전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대전 아파트 전셋값은 0.03% 하락하며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급격하게 가격이 오른 세종시의 배후 주거지로 떠올랐던 유성구 일대는 하락폭이 0.23%로 더 컸다.
 
세종시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가 임박한 아파트의 전세시세가 전용면적 59㎡ 기준 7000만원까지 떨어진 매물이 접수됐다"며 "소형은 그래도 1000만원 정도 회복하는 감이 있는데 84㎡만 되더라도 1억원 아래에서 좀처럼 오를 생각을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산과 진주, 창원 등서 대거 입주가 늘어난 경남 역시 전셋값 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양산은 지난달 0.31%, 진주는 0.19% 각각 전셋값이 하락했다.
 
지난해 1만9796가구가 집들이를 한 경남은 올해에도 약 16% 늘어난 2만2908가구가 입주 예정이어서 당분간 이같은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현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역전세난이 매매시장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0.25% 하락하며 세종시 아파트가 통계에 잡히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인근 대전 역시 0.03% 떨어지며 3개월 연속 내림세다.
 
경남 양산은 전달대비 0.32% , 진주는 0.09% 각각 하락했고, 두 지역 모두 5개월 연속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양산에서 10년째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H씨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서 한 번에 다 소화된다면 모를까 부산·경남권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데 그 많은 수요가 어디서 다 생길지는 모를 일"이라며 "실입주 목적이 아니라면 그나마 프리미엄이 있을 때 분양권을 매도하라 권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지방 부동산 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기존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신규 분양시장의 청약 열기로까지 이어져왔다"며 "그러다보니 물량 증가와 단기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이 함께 작용할 여지가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대구마저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주가 본격화된 지방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일정 부분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 세종, 대전, 경남 입주 물량 추이 (자료=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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