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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경매시장..선방한 물건은?
재건축·보금자리 아파트 낙찰가율 '고공행진'
2014-07-10 16:38:39 2014-07-10 16:42:57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강남 재건축 등 일부 물건은 여전히 높은 입찰 경쟁률을 기록하며 고가에 낙찰되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는 실수요보다는 투자수요가 대부분인데다, 경매에는 좀처럼 물건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주춤한 경매시장 분위기 속에서 실수요자들이 빠져 나간 자리를 투자자들이 메우면서 본격적인 '선수'들 끼리의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두인경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5.92%로 지난 4월 88.13%를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같은 기간 94.27%에서 85.69%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부동산 1번지 강남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서초구 역시 지난 5월 91.85%에서 지난달에는 86.63%로 낙찰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94.76㎡는 지난달 24일 진행된 경매에서 17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 대비 95%인 7억91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월 같은 단지 비슷한 면적대의 물건이 낙찰가율 83%, 입찰 경쟁률은 7대1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경쟁이 매우 치열해진 셈이다.
 
지난 3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낙찰가율 90% 이상 가격에 새 주인을 찾은 물건들이 적지 않다. 지난 4월 이후 낙찰된 현대아파트 6건 중 5건이 낙찰가율 90%를 웃돌았고, 이달 들어서는 전용면적 155㎡ 8대1의 경쟁을 뚫고 감정가 대비 99%인 17억8500만원에 매수한 낙찰자가 나타났다.
 
서초에서는 신반포 한신2차 전용 135㎡가 지난 1일 경매에 부쳐져 12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그 결과 감정가 대비 98%인 13억7300만원에 낙찰됐고, 9일에는 신반포 한신4차 전용 100㎡가 낙찰가율 101%, 지난달 11에는 신반포 한신2차 전용 150㎡가 103%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경기도에서는 재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과천이 단연 강세다. 경기도 역시 지난 4월 낙찰가율 88.56%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86.19%로 하락세를 보인 반면, 과천은 같은 기간 83.74%에서 97.82%로 급등했다. 경매 건당 평균 입찰자수도 2명에서 14명으로 7배나 늘어, 같은 기간 7.43명에서 6.54명으로 줄어든 경기도의 전반적인 상황과는 상반된 행보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경매가 진행된 과천주공 1단지는 입찰경쟁률 14대1, 낙찰가율은 98%를 기록했다. 과천주공 1단지가 경매에 나와 주인을 찾은 사례는 지난 2009년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재건축 아파트는 경매시장에 잘 나오지 않는 물건"이라며 "하반기 부동산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잦아든 상황에서 재건축과 같은 지역적인 이슈가 될 만한 물건에는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매시장의 경우 시장이 좋을 때는 실수요자가, 요즘처럼 하향 조정된 분위기에는 투자자 위주로 시장이 흘러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반값아파트로 불리며 청약 열풍의 주역이었던 강남 보금자리 아파트도 경매시장에 등장하는 족족 높은 가격에 팔려 나가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강남 세곡보금자리 A2블럭 전용면적 84㎡ 경매 입찰에 22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낙찰가는 감정가 대비 95%인 5억6300만원으로 3억원 대였던 당초 분양가에 비하면 2억원 이상 뛴 가격이다. 이달에도 2건의 보금자리 아파트 경매가 이루어졌고, 모두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정대홍 팀장은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전매제한과 의무거주 기간을 지켜야 하지만 경매로 낙찰받으면 이러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매매보다 투자에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남권 청약 열기가 뜨거운 이유 중 하나가 일대에 새 아파트가 드물기 때문"이라며 "입지가 좋을 수록, 이왕이면 새 아파트일 수록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의 한 재건축 대상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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