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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아웃도어 세일즈(ODS) 활성화될까
ODS 관련부서 신설 등 대면영업 강화 시스템 재정비 '활발'
답보상태 방판법 '걸림돌'..증시 회복안되면 근본적인 해결책 안돼
2014-05-20 17:08:30 2014-05-20 17:13:40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증권사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도 아웃도어세일즈(ODS) 전문부서를 신설하고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대면 영업망 강화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ODS 서비스 활성화의 관건인 방문판매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상태여서 상품판매가 본격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가 높은 증권업 구조의 한계상 대면영업 서비스가 활성화되더라도 불황 탈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ODS 부서 신설 및 시스템 재정비 '활발'
 
20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ODS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대면영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대형화와 거점화를 기반으로 지점을 통합하는 등 영업망 효율화 작업도 한창이다.
 
증권사 ODS는 태블릿PC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이동식 영업이다. 현재 상당수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계좌개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상품 판매 등 본격적인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인력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점포와 본사조직 정비에 나섰다. 올초 7개 지점을 통합하고 내달 17개 지점과 3개 영업소를 통합하고 조직 감축에 들어간다. 동시에 ODS 조직을 신설해 영업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 ODS 전용시스템을 개발하고 방판법이 개정되면 상품판매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점 직원들에게 태블릿PC를 보급했다. 이와 함께 5월부터 기존 12개였던 권역을 10개로 재편하고, 점포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95개 점포를 72개 점포로의 통폐합을 진행 중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4월 11개지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ODS 현장 워크샵을 개최하며 영업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전자문서시스템을 오픈하고 태블릿 PC를 제공해 외부영업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2012년부터 대형버스를 이동점포처럼 구성해 직접 전국을 순회하며 고객상담과 계좌개설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증권 역시 지난해 ODS를 위해 방문계좌개설서비스인 'KDB대우·다이렉트 플러스'를 개발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업계 분위기에 맞춰 ODS 전용시스템 개발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지난 4월 점포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9개의 지점을 5개의 초대형 거점점포로 운영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감소하는 거래대금 규모, 수수료 인하 경쟁, 지점 운영비 축소 등 업황이 악화되고 있기 상황에서 과거 접근성 위주였던 지점을 축소하고 증권사 직원들이 직접 밖으로 나가 적극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치 전략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답보상태' 방판법 개정안..대면영업 활성화 '걸림돌'
 
증권사들 대면영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방문판매법 개정안은 1년 이상 국회에 계류된 상태로 서비스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계좌개설 등 기본업무는 진행하고 있지만, 상품판매와 같은 본격적인 수익창출 작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14일 내 환불 규정'을 완화하는 내용의 방문판매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세부사항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달 예정됐던 결국 법안심사가 연기됐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불완전판매 방지 개선안이 보다 구체화돼야 한다는 것이 논의가 연기된 배경이다.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ODS 시스템을 구축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부터 10억원에서 최대 30억원대의 비용을 들여 ODS전용시스템을 구축해왔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수시로 변하는 금융상품의 특성상 환불 규정 완화는 증권업계에 필수"라며 "서비스 활성화는 이후의 문제고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 비용을 감안해서라도 개정안 통과가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대면영업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침체된 업황을 극복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업 주요 수입원인 브로커리지 수익감소가 큰데다 대면영업을 통한 투자유인 효과도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ODS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방문판매가 활성화돼 자산관리, 영업으로 수익원이 확대한다고 해서 기본 브로커리지 수익의 틀 자체를 뒤엎진 못할 것"이라며 "실제 증권사 수익감소의 원인인 수수료 수익 감소, 시장 자체 투자유인 효과 부족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업황이 살아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지점 축소, 인건비 감소, 영업강화 등은 단지 비용축소를 위한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할 뿐"이라며 "수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생산적인 구조조정과 먹거리 확보를 위한 효율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권가 전경(자료=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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