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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애플, '아이폰 파워'에 好실적..주주이익 극대화 총력
아이폰 판매 급증..시장 예상치 15% 웃돌아
자사주 매입, 배당금 확대, 주식 분할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들도 대거 발표
"신제품 없는 3분기..실적 전망 어두워"
2014-04-24 15:38:06 2014-04-24 15:42:16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애플이 기대 이상의 경영 성적을 내놓았다. 애플의 성장 동력인 아이폰의 매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마땅한 신제품이 없는 애플의 지난 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애플은 아이폰의 파워가 여전히 막강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또한 애플은 실적 공개와 함께 자사주 매입, 배당금 확대, 주식 분할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들도 대거 발표해 시장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 호조에도 오는 3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고 지적한다.
 
당분간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둔화, 신성장 동력 부재, 혁신성에 대한 의구심 등이 애플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매출 '껑충'..중국 덕 톡톡
 
(사진=로이터통신)
23일(현지시간) 애플은 2분기(1~3월) 순익이 102억2000만달러(주당 11.6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의 95억5000만달러(주당 10.09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사전 전망치인 순익 91억달러(주당 10.17달러)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양호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한 45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전문가들 예상치 435억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애플이 신제품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이처럼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아이폰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간 아이폰 판매는 437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3800만대를 15%나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 아이폰 판매는 전체 매출의 57%를 차지했다.
 
아이폰 매출이 크게 오른 데는 중국의 덕이 컸다. 올해부터 아이폰이 중국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에 LTE 기기를 제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5S를 중국에 출시할 당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골드 컬러를 집어 넣는 등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썼다.
 
이 같은 노력에 실제로 중국 내에서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점점 상승하는 추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노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에서 팔린 LTE 스마트폰 중 아이폰의 비율은 58%에 달했다.
 
아울러 애플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마진도 39.3%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37.5%를 웃돌았다.
 
반면 아이패드 판매는 부진했다. 이 기간 아이패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50만대보다 16% 감소한 1630만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실적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며 "특히 아이폰 매출이 견고했다"고 평가했다.
 
진 먼스터 시장조사업체 파이퍼제퍼리 애널리스트 역시 "아이폰 매출이 놀라울 정도의 호조를 나타냈다"며 "아이패드 매출이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현재 애플에게는 아이폰이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투자자들이 이번 실적으로 인해 안도감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주친화적 정책 대거 발표에 투자자들 환영..다우존스 편입 가능성도?
 
이날 애플은 실적과 함께 또 다른 '깜짝' 발표를 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를 600억달러에서 900억달러로 확대하고, 6월9일 기준으로 7대1 주식 분할에 나서는 한편 배당금 역시 8% 늘린 3.29달러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현금을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쪽으로 쓰지 않는다는 비판에 시달려온 애플이 좀 더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앞서 애플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규모를 2015년 말까지 1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애플의 주주 이익 환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해 온 바 있다.
 
이중 총대를 맨 인물이 바로 애플의 지분을 대거 소유하고 있는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다. 아이칸은 지난해 9월 말 쿡 CEO를 만나 "애플의 계획보다 500억달러 많은 최대 1500억달러를 주주들에게 환원하라"며 압박을 넣은 바 있다.
 
애플의 자사주 매입 규모 확대 소식과 배당금 확대 소식에 투자자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실적 발표 후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89% 급등했다.
 
애플을 비판해온 아이칸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애플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계획을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만족의 뜻을 내비쳤다.
 
◇칼 아이칸이 트위터를 통해 애플의 자사주 매입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아이칸 트위터 캡처)
 
주식 분할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존 번햄 번햄에셋매니지먼트 펀드 매니저는 "주식 분할로 인해 애플의 주식이 더욱 매력적으로 됐다"고 평가했다.
 
맥스 울프 시티즌V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그동안 월가를 등한시하던 애플이 드디어 월가를 기쁘게 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이것은 큰 변화이자 아주 중요한 단계"라고 극찬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주식 분할로 인해 애플이 다우존스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외신은 애플의 주가가 낮아질 경우에는 다우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리차드 모로니 호라이존인베스트먼트서비스 최고재무책임자(CIO)는 "애플은 다우존스가 원하는 조건 모든 것을 갖췄다"며 "다음에 다우존스에 편입되는 회사는 애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데이비드 블리쳐 S&P다우존스 지수위원회 의장은 이에 관련해 발언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없는 애플, 혁신 부담은 커지는데..3분기 전망은 '글쎄'
 
애플이 지난 2분기에 우수한 성적을 공개했지만 3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애플은 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액 전망치를 전문가들의 예상치 378억7000만달러와 부합하는 360억~380억달러로  매촐총이익은 37~38%를 기록할 것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수치는 2분기보다 낮은 수준이다.
 
3분기 전망이 비관적인 가장 큰 이유는 3분기 내에 신제품 발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6'가 올 9월쯤 출시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아이폰6 출시 시기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가 돌고 있는 가운데, 며칠 전 주요 외신은 배터리 문제로 아이폰6가 올해 안에 출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맥루머스가 추정한 아이폰6 예상 모습 및 사이즈 비교 사진 (사진=맥루머스닷컴 홈페이지 캡처)
 
특히 아이폰6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아이폰5S 등 이미 출시되어 있는 모델의 구매를 망설일 것이라는 의견 역시 3분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6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매를 늦추면서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이 수십업달러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실적이 우수하긴 했으나 여전히 과거의 애플과 비교했을 때는 턱없이 부진한 성장이었다며 향후 전망을 비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토니 사코나기 샌포드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지난 2년간 애플이 50% 이상 고성장을 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현재 애플은 성장이 멈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트립 쑈쓰리 글로벌 에퀴티스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전 분기 실적은 양호했지만 더 이상 애플에 혁신이 없다는 우려를 잠재우기엔 충분치 않다"며 "쿡 CEO가 애플 수장 자리를 거머진 이후 애플은 점점 시장 점유율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에서 애플의 주주친화적 행보에 긍정적인 것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주식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며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해야만 한다. 도대체 아이워치는 어디 있는 것이냐?"고 말했다.
 
아이패드 판매 감소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테로 퀴티넨 프랭크앤매치드어소시에잇 이사는 "킨들 파이어 등 경쟁사들의 태블릿 PC가 가격은 아이패드의 절반 밖에 안되지만 성능은 점점 향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분기에 아이폰 매출을 도왔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될 것이란 예측 또한 애플의 이번 분기 전망을 우울하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13년 60%의 성장률을 보였던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에는 20%로 성장세가 감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퀴티넨 이사는 "중국의 스마트폰 성장세는 사람들 생각보다 더 빠르게 꺾이는 중이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혁신에 대한 기대도 애플에게는 큰 부담이다.
 
로이터통신은 "애플이 혁명적인 제품을 내놓지 않는 이상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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