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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충돌 사고 원인..의혹 증폭
조종미숙, 기체 이상, 사고 당시 관제상황 등 '의문'
2013-07-09 14:32:05 2013-07-09 14:35:15
[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조종사 과실이냐. 기체 이상이냐. 아니면 관제 미숙이냐.
 
한국시간으로 지난 7일 오전 3시20분경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의 샌프란시스코 충돌 사고 원인과 관련해 갖가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현지 언론이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둔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기체 결함과 관제사의 과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훈련기장·교관기장 모두 초보?.."두 조종사 모두 베테랑"
 
한국과 미국의 합동조사가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일단 조종사의 과실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항공기 조종사가 '관숙비행' 중인데다 밤 사이 교관 기장도 '초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관숙비행은 새로운 기종 항공기의 기장 자격을 따기 위한 일종의 훈련비행이다. 지상 학술 훈련과 모의장치인 시뮬레이터 훈련을 마친 조종사는 교관 기장의 지휘 아래 훈련 비행을 하게 된다.
 
훈련비행 중이던 이강국 기장은 9793시간의 비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고 기종인 B7777-200ER은 9번째, 43시간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숙비행을 책임지는 이정민 기장은 비행시간이 1만 2387시간인 베테랑 조종사로 사고 기종 비행기는 3220시간 운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교관 자격은 3주전인 지난달 15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훈련기장, 교관기장 모두 '초보'로 부적절한 조합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 항공은 두 조종사 모두 9000시간 이상 비행한 베테랑 조종사로 조종사의 운항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종사 "출력 안 나와"..관제사 사고 직전 교체 '의혹'
 
하지만 기체이상, 관제상 문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 항공기를 몰았던 기장은 사고조사단과의 면담에서 사고 당시 기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느 정부 파견 조사단과의 면담에서 사고기 조종사들은 "고도가 낮아서 출력 레버를 당겼지만, 생각만큼 출력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보잉사의 B777-200ER 기종은 지금까지 인명사고가 발생한 이력은 없다. 하지만 지난달 2일 엔진 부품 고장을 일으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정비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제사가 충돌사고 직전 교체돼 관제 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사고기가 충돌 직전 비정상적으로 저고도, 저속으로 비행했지만 관제탑에서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토부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있어"..정확한 원인규명 최소 6개월
 
이에 대해 장만희 국토부 운항정책과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 9일 가진 인터뷰에서 "조종사의 과실을 입증하려면 객관적인 사실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현재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관제사가 사고 직전 교체된 사실과 관련해 장 과장은 "대부분 관제사는 어느 나라든 시간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자기 임무 시간이 끝나면 교체된다"며 "다만 일상적인(루틴한) 교체인지, 특별한 교체 사유가 있는지는 조사 과정에서 명명백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사고는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복잡한데다 블랙박스를 모두 판독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동안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는 어렵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합동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고 원인을 확정하기까지는 최소 6개월~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충돌한 아시아나 항공기(사진=美연방교통안전위원회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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