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안경' 구글 글라스, 국내 출시 불가..정부가 '장벽'
국토부, 첨단기술 진입 차단.."IT 쇄국주의 우려"
입력 : 2013-04-10 14:30:40 수정 : 2013-04-10 14:33:15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꿈의 안경'으로 불리며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구글 글라스'가 국내에서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글 글라스는 구글의 지도 정보를 핵심 기반으로 구동되는데, 정부가 ‘구글 맵스’를 온갖 규제로 꽁꽁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구글의 국내 지리 정보 해외 반출을 금지하면서 구글 글라스 출시를 사실상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 맵스에 대한 규제가 구글 글라스 출시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국내 주요 포털업체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지리 정보 서비스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어 '이중 잣대'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국토부는 구글이 국내에 본격적인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지리 정보 반출의 건을 무려 4년이 넘도록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국가안보상 중대한 이익의 침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란 게 주요 이유다.
 
국토부는 측량법 제16조(기본측량성과의 국외 반출 금지)를 통해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 없이 기본측량성과 중 지도 또는 측량용 사진을 국외로 반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정보지리원 또한 상용 서비스용으로 해외 반출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승인을 불허했다. 이 때문에 현재 구글 맵스는 국내 서버 업체를 통해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의 국내 주요 포털 업체들은 구글이 반출하려는 지리 정보와 동일한 정보를 이미 전 세계에 오픈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관련 규제 자체가 이렇다 할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한국판 구글어스를 목표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구글을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토부가 공들이고 있는 3차원 공간·정보 서비스 등은 이미 구글이 개발을 모두 완료한 프로젝트"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지난 2009년 시범사업으로 공간정보 서비스를 시작해 2011년부터 민간·공공기관 공동사업 형태로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2017년까지 확실한 수익모델을 창출해 구글 어스를 능가하는 공간정보의 허브로 육성시킬 것"이라며 공공연하게 구글을 사업 타깃으로 명시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구글을 표적으로 한 집중규제로 이어졌다. 최근 구글은 구글 맵스와 구글 어스의 3차원 빌딩 데이터 서비스를 위해 지리 정보의 반출 규제를 신청했지만 이 또한 국토부의 제재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한편 국토부는 '구글 어스를 대체할 수 있는 3D 지도'라며 지난해 5월 '브이월드'를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사용법이 어렵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여전히 대다수 사용자들은 지도 서비스의 대부분을 네이버, 다음 지도에 의존하고 있다.
 
IT업계에서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가 자칫 산업 선진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어스를 만들겠다는 욕심이 ‘IT 쇄국주의’로 변질되고 있다"며 "구글 글라스, 무인자동차 등 차세대 IT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야 국내외 기업들 간 기술협력과 상호발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풍경 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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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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