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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엄마는 봉? 외국산 유모차 국내서 2배 뻥튀기 판매
2012-03-28 11:38:58 2012-03-28 19:08:27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최근 '엄마'들에게 인기가 가장 높은 해외유명브랜드인 스토케 유모차의 국내판매가격은 189만원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는 120만원, 미국에서는 134만원, 스페인에서는 137만원 등 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탈리아 가격과는 무려 68만원이나 차이가 나 우리나라 어머니들은 이탈리아 어머니들보다 1.56배나 더 비싸게 스토케 유모차를 구입하고 있다.
 
이 같은 가격차이는 해외유모차 대부분이 백화점을 통해서만 독점공급되거나 독점수입업자로부터 물건이 들여오는 등 유통구조의 왜곡 때문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모차 가격 및 유통구조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해외브랜드 유모차의 국내판매가격이 외국에 비해 최대 2.2배까지 비싸다고 밝혔다.
 
◇ 동일 제품, 해외보다 비싸
 
부가부의 비플러스(Bee+)는 한국에서 105만원에 판매하고 있고, 미국·스페인·네덜란드· 이태리 등은 모두 100만원 이하 가격에 판매하되고 있다.
 
맥클라렌 유모차도 이태리에서 35만원에 판매되는 테크노XT(2011) 모델이 한국에서는 61만원으로 1.75배 더 비싸다.
 
퀴니의 버즈(Buzz) 모델은 이태리 판매가격 51만원보다 무려 2배 이상 비싼 105만원에 판매 중이다.
 
소시모에 따르면, 해외브랜드 유모차 10개(오르빗, 부가부, 퀴니, 맥시코시 등)의 국내 판매가격과 해당 브랜드국의 판매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이 제품에 따라 최소 2만3000원(1.06배)에서 최대 100만1000원(2배 이상)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독점 공급으로 경쟁구조 형성 안돼
 
국내 유모차시장은 백화점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특히, 대부분의 해외브랜드 유모차를 백화점이 공급하고 있다.
 
소시모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이른바 3대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총 44개 유모차 중 해외브랜드가 41개(93%)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내브랜드는 3개(7%) 제품에 불과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 판매채널별로 가격도 격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브랜드 유모차의 경우 백화점 판매가격이 대형마트나 인터넷 최저가 가격과 비교해 1.14~1.44배 더 비쌌다.
 
해외브랜드 유모차도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을 비교할 때 백화점에서 1.53~1.88배 더 비싸게 판매됐다.
 
소시모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해외브랜드 유모차 대부분이 백화점을 통해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고, 수입업체와 공급업체가 독점적으로 정해져 있어 경쟁을 통한 가격형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토케의 엑스플로리(Xplory) 제품은 수입업체 파파앤코를 통해 수입된 후 독점 공급업체인 아가방을 통해 백화점 아가방의 에뜨와 매장에서 18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네덜란드 브랜드 3개 제품 중 부가부는 보령메디앙스에서 직수입해 보령메디앙스가 독점 판매하고 있으며, 맥시코시와 퀴니는 (주)와이케이비앤씨를 통해 수입돼 보령메디앙스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각 브랜드의 대표제품인 부가부의 비플러스(Bee+) 현지가격은 82만9000원, 퀴니의 버즈(Buzz) 78만4000원, 맥시코시의 엘레아(Elea) 51만8000원으로 현지가격이 제각각이지만 한국에서는 모두 105만원으로 동일했다.
 
즉, 독점적 유통구조로 인해 시장경쟁이 아닌 업체의 고가 마케팅 전략에 의해 가격이 설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조사 결과 수입업체가 대략적인 가격을 정해놓고 유통과정에서 판매이익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시모 조사에 따르면 국내 수입 유모차의 수입업체 유통마진은 30% 내외, 공급업체 마진은 15~20%, 유통업체(백화점) 마진은 30~35% 정도이며, 물류비용(5~7%), AS비용(10% 내외), 판촉지원비용(10% 내외) 등의 제반비용이 포함돼 최종소비자 판매가격은 수입원가 대비 3배 이상으로 책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30만원에 수입된 유모차의 경우 유통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 판매가격은 1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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