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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디지털 전환에 갈 곳 잃은 설계사들
다이렉트 채널 확대 주력…"가입·심사·지급도 설계사 없이"
2022-08-17 06:00:00 2022-08-17 0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보험사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보험설계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다이렉트 채널 등 비대면 영업이 늘면서 대면 영업을 하는 설계사들의 일자리가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특히 생명보험사들은 보험가입은 물론 계약 심사,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과정에서 디지털 시스템을 갖췄다.
 
푸르덴셜생명은 설계사 대면 없이도 모바일로 보험 신청이 가능한 ‘옴니청약’을, KB생명은 모바일로 보험 청약부터 입금까지 처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청약’을 내놨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온라인으로 보험금 청구서, 진단서와 같은 서류를 등록하면 자동으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하반기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등장에 앞서 ‘신한EZ손해보험’ 등이 디지털 손보사 전환을 천명하고 나섰다. 현대해상은 이달 초 모든 창구 업무를 전자화하는 디지털 창구 시스템을 선보였고, 삼성화재는 디지털 채널로만 가입할 수 있는 디지털 전용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자 금융당국도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보험협회를 포함한 관계 금융업권 협회들과 함께 AI 개발활용 안내서를 발간하고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보험사들은 디지털 플랫폼 ‘모객’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생명보험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전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용자 유치에도 전속 보험설계사들이 나서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이 고객들에게 보험사의 디지털 플랫폼 가입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 대형 생명보험사는 자사의 디지털 플랫폼을 홍보하기 위해 소속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가입시킨 고객 숫자에 따라 포상 휴가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 유치에 동원된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은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고객이 늘어나고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설계사의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다.
 
생명보험사 전속설계사 A씨는 “회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모객을 설계사 업무 실적에 반영하고 있어 보유한 고객들에게 홍보를 하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보험사가 모집 종사자 관리에 드는 비용과 노력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더 집중하는 것이기에 초조한 마음”이라며 “디지털화로 설계사의 업무가 대체되고 있어, 동료 설계사들 모두 디지털 플랫폼을 홍보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의 숫자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전속 보험설계사는 2021년 말 기준 6만8958명으로, 2020년말보다 27%(2만5662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들이 전속 설계사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데다 보험업계 전반의 추세가 디지털화로 옮겨가고 있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점차 디지털 기술이 보험설계사의 업무를 대체해나갈 전망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 B씨는 “소속 설계사들이 GA(법인보험대리점)로 이동하거나 영업에서 문제를 발생시키는 일들이 있어 관리가 쉽지 않다”며 “업계의 디지털 전환 추진 흐름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들이 보험 청약, 가입 등을 디지털로 대체하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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