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시 유가상승?"…정유사 미 대선에 '쫑긋'
트럼프·바이든 에너지 정책 갈려
정유사 "지금은 코로나 영향이 더 심각"
2020-11-03 14:26:55 2020-11-03 14:26:55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 대선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의 에너지 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 대선 결과에 따라 국제유가 등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일 국내 정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은 장기적 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바이든 후보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화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는데, 이는 셰일가스와 석유 생산 비용 상승과 공급 감소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유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3일 국내 정유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은 장기적 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1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공원에서 유세 집회를 열고 연설하고 있는 조 바이든 후보. 사진/AP·뉴시스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 시 석유 생산 가격이 배럴당 최대 5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 생산 과정에선 탄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추가 규제와 세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당선될 경우 유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친 석유 기업 정책을 펴왔는데 이에 따라 규제를 최소화하면서 유가는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업계는 올 상반기 내내 국제유가 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았기 때문에 바이든 당선이 단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냥 반길 순 없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후보의 에너지 정책이 결국 탈석유 시점을 앞당기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즉 규제가 많아져 석유 가격이 오르면 이는 결국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유사들은 미국 대선 결과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사 관계자는 "물론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석유 관련 정책은 장기적으로 국제유가 등락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지금으로선 기본적인 수요 침체가 더 심각한 사안"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원유 수요가 정상화돼야 그것을 기반으로 비정유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중순까지도 배럴당 40달러 선을 웃돌았던 국제유가는 미국과 유럽 중심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이달 초 배럴당 5달러가량 떨어졌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올 3분기 국내 정유업계가 그나마 손실 폭을 줄일 수 있던 요인이었는데 다시 하락세를 타면서 4분기 실적은 우울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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