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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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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광부 33인을 기억하십니까

2020-01-08 10:14

조회수 :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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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남해로 짧은 겨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숙소는 독일마을 내 펜션으로 잡았는데요.
 
 
높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이국적인 풍경 아래로 바다와 작은 어촌 마을이 내려다보여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바람 소리를 들으며 헨젤과 그레텔이 살 것 같은 집들 사이를 걷는 아침 산책이 퍽 좋았습니다. 
 
 
하룻밤을 묵고 체크아웃한 뒤 독일마을을 나가다보니 파독전시관이란 곳이 보여 차를 세웠습니다. 60~70년대 독일로 보내진 광부와 간호사들을 기리는 전시관이었는데요. 
 
입구에서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면 양쪽이 광산 터널 같은 벽으로 이어지면서 지하로 한참 내려가야 전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먼 타국 땅속으로 1000미터까지 내려가야 했던 광부의 고충과 공포심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보는 것으로 관람을 시작하는 것이죠.
 
 
광부는 그때나 지금이나 고되고 위험한 직업입니다. 당시 독일인이 꺼리지만 산업화에 필요했던 자리를 한국인이 채우던 것처럼 말이죠. 
 
최근에도 해외 각국에서 안타까운 사고는 계속되고 있죠. 그중 10년 전쯤 남미 칠레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한 광부들의 사연이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2010년 8월 6일(현지시간) 대지진 여파로 구리광산 터널이 붕괴되면서 700미터 아래 갱도에 갇힌 33명의 광부들이 69일만에 구조된 이야기를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구조작업을 하던 지상과 연락이 닿기 전 17일 동안 이들은 참치통조림 몇 캔을 인당 두 스푼씩, 우유도 몇 모금씩 등을 나눠 마시며 견뎠다고 하죠.
 
다행히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시작되면서부터는 구멍을 뚫어 책과 항우울제, 가족의 편지 같이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물품들과 식량, 물, 간이변기 등 생필품 그리고 카드게임 같은 오락용품을 내려 보냈습니다. 
 
 
이들의 생존 소식이 전해지자 각국에서 물자도 전해졌는데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식량과 우주인용 속옷을, 스티브 잡스는 애플 아이팟을, 당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묵주를 보내며 이들을 응원했습니다.  
 
 
전 세계의 관심 속 구조상황을 직접 챙기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당시 대통령이 감격적인 생환 직후 광부들과 포옹하는 모습이 생중계되면서 지지율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6년 뒤에는 중국에서 석고광산 붕괴로 36일 만에 광부 4명이 구조되는 기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의 생환 소식 앞에 ‘기적’이란 수식어가 붙듯, 실제로는 사고 이후 돌아오지 못한 광부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광물은 여전히 거의 모든 제조업의 핵심 원자재입니다. 2차 전지 등 산업발전으로 광물 가치가 더욱 높아지지만, 그 이면에 있는 ‘여전히 위험한’ 채굴 과정과 광부의 한숨, 그 가족의 눈물을 헤아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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