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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쉐보레, 수입차협회 가입 결정…‘국내철수’ 사전포석 시선도

2019-08-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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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 쉐보레(Chevrolet)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가입을 통해 수입차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다만 ‘대우’, ‘국내 브랜드’ 이미지가 강해 전략이 성공하기 쉽지 않으며, 자칫 국내철수의 사전포석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쉐보레는 KAIDA 회원 가입을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지엠 측은 국내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고객 선택의 폭을 늘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저 톨레도(Cesar Toledo)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글로벌 쉐보레 브랜드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강력한 제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에 기대 이상으로 대응하도록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라며 “이번 KAIDA 회원 가입으로 국내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정체성이 보다 분명해져 브랜드 위상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쉐보레 브랜드는 2011년 한국 시장 도입 이후 국내에서 생산된 쉐보레 제품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폭 확대를 위해 ‘볼트 EV’, ‘이쿼녹스’, ‘임팔라’, ‘카마로’ 등 해외에서 생산된 글로벌 제품들을 꾸준히 국내 시장에 출시해 왔다. 
 
쉐보레가 KAIDA 회원 가입을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한국지엠
 
올해 글로벌 쉐보레 브랜드의 대표 제품인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두 차종이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 쉐보레 차종 중 수입 차종 비중은 60% 이상이 될 예정이다. 
 
KAIDA는 쉐보레의 회원 가입 신청을 받고, 회원사 등록과 관련한 내부 가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국지엠도 자동차 디자인, 연구개발 및 생산 등 대표적인 한국의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변함없이 지속할 것이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다져 나갈 계획이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은 “한국지엠은 KAMA와 KAIDA의 회원사로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한국에서 지속 생산 및 다양한 수입 판매 차종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며, “KAMA 및 KAIDA 양 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쉐보레 브랜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KAIDA 가입 결정을 두고 한국지엠의 철수설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특히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르노삼성자동차에 밀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꼴지로 내려앉은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한국지엠의 7월 내수판매는 6754대로 전년 동월대비 25.0% 감소했다. 7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도 4만2352대로 17.8% 줄었다. 한국지엠이 6월 5788대, 7월 6754대를 판매한 사이, 르노삼성은 같은 기간 7564대, 8308대의 실적을 기록했고, 7월까지 실적은 4만4814대로 한국지엠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쉐보레 카마로 모습. 월 평균 10여대 판매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르노삼성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QM6’에 LPG 모델을 도입하는 등 LPG, 상용차 분야 등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7월 3위 쌍용자동차(8707대)와의 격차도 400대 수준으로 좁힌 것에 비해 한국지엠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스파크와 말리부는 그나마 꾸준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카마로는 매월 10여대 판매에 그치고 있으며, 임팔라도 사실상 단종 상태에 놓이면서 올해 7월까지 312대만 팔렸다. 중형 SUV 이쿼녹스도 200대 전후의 판매에 그치고 있으며, 볼트 EV도 7월까지 판매는 1972대로 전년보다 반토막났다. 
 
또한 이달 말, 다음달 초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SUV ‘트래버스’의 경우 수입 판매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쌍용차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는 2000만원대 초반~3000만원대 초반의 낮은 가격이 책정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형 SUV에서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풀옵션을 선택해도 5000만원을 넘지 않은 가성비를 내세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포드의 대형 SUV ‘익스플로러’도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쉐보레의 판매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한국지엠은 ‘대우’의 이미지가 남아있어 수입차로 포지션을 옮기려는 전략이 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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