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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위기의 자동차 업계…파업리스크 고조

현대차·한국지엠 노조, 파업투표 가결…르노삼성 노사, 1년째 임단협 미타결

2021-07-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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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코로나19,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위기에 놓인 국내 자동차 업계에 파업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시키면서 연쇄 파업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노조는 전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4만8599명 중 4만3117명(88.7%)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재적 대비 73.8%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의견 차이를 줄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의 30% 성과금 지급 △만 64세 정년연장 △국내 공장 일자리 등을 유지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5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200만원 △1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지급 등을 제시했다. 
 
현대차 노조가 7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후 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
 
노조는 지난달 30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오는 12일 쟁의조정 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무조건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겠지만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제시해야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투싼, 아이오닉5 등 현대차 인기 모델의 경우 출고 대기기간은 최대 6개월에 달한다. 스타리아, 팰리세이드, GV70 등도 2~3개월 정도로 추정된다. 만약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다면 주요 차종에서 생산차질이 발생해 출고가 더욱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조도 파업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지난 1~5일 전체 조합원 7635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76.5%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사는 이달 6일 10차 교섭을 가졌지만 사측이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자 노조는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는 7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조정중지 결정을 받으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달 6일 교섭 후 교섭중단을 선언했다. 사진/한국지엠 노조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통상임금의 150% 성과금 지급 △코로나19 격려금 400만원 △부평·창원공장에 대한 미래발전 계획 확약을 요구했다. 김성갑 노조 지부장은 “사측이 시간끌기에 나선다면 노조는 파업으로 돌파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지난해 7월6일 2020년 임단협 상견례 이후 1년이 지나도록 교섭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4일 교섭창구 단일화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6일 사측에 임단협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부터 XM3를 유럽 28개국에 출시하면서 실적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지난달 10일 2022년형 XM3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서 “올해는 르노삼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XM3의 안정적인 물량공급을 위해 임단협 이슈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노조가 만약 파업을 선택한다면 XM3 유럽진출 확대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노조의 요구안을 보면 사측이 수용하기 어렵고 현대차,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노조가 강경 입장을 고수한다면 현재 자동차 업계 위기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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