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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주담대 이자 1% 내리면 분기당 소비 5만원 늘어"

이자부담 줄어 소비진작 효과…부채수준 높으면 원금상환↑

2019-07-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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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상환액이 줄어드는 만큼 소비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포인트 내려갈 때 신용카드 사용액이 분기당 5만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차입자 현금흐름 경로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하락으로 이자상환액이 감소하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입자의 소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포인트 하락했을 때 차주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분기당 평균 5만원 늘었다. 이자상환에 대한 부담이 줄어 가처분 소득이 늘고, 소비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을 때는 금리가 1%포인트 낮아지면 차주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분기당 평균 8만원 증가했으나,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을 때는 금리 하락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금리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과 유동성, 신용 접근성, 부채 수준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소득이 높거나 신용 접근성이 양호한 차입자일수록 이자상환액 변화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 반면, 저소득자에게서는 반대의 모습이 나타났다. 유동성이 부족한 차입자의 한계소비성향은 0.603으로 높았으며, 신용점수가 낮으면서 제2금융권 대출을 보유한 차입자의 한계소비성향도 0.549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계소비성향이란 소득이 한 단위 늘어날 때마다 소비가 얼마나 확대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이자상환액 감소가 원금상환액 증가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유동성과 신용 접근성이 높은 차주보다 낮은 차주에서 더 컸다. 부채가 연 소득의 2.42배 이상으로 많은 차입자는 이자상환액이 줄었을 때 소비보다 원금 상환에 적극적이었다. 유동성과 신용 접근성이 낮아 소비에 제약을 받고 있더라도 부채가 많으면 소비보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축소)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다. 
 
보고서는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서 변동금리의 비중이 확장적 통화정책의 소비 진작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송상윤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득 대비 부채수준이 높은 주택담보대출 차입자의 경우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확장적 통화정책의 현금흐름경로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2011년 3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한은 가계 부채 자료에 있는 주담대 차입자 중 표본 선택을 통해 추출한 10만6000명을 분석한 결과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011년 2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였다. 기준금리는 2011년 6월 연 3.25%에서 2016년 6월 1.25%까지 낮아졌고,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011년 2분기 5.17%에서 3.0%로 동반 하락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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