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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우

한노총 9.2% 임금인상 요구…올해 임단협도 험로 예상

요구율 확정해 단위노조 하달…2011년 이후 최고 수준

2018-02-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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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노동계가 올해 임단협에서 9.2%의 임금인상율을 요구한다. 금액으로 31만8479원이다. 인상폭이 커 노사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한국노총은 11일 "올해 임금인상요구율을 9.2%(31만8479원)로 정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의 임금인상 요구율은 20.4%로 정했다.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인상액을 요구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이자는 취지다. 
 
매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임단협이 시작되기 전 임금인상요구율을 정해, 단위노조에 지침을 내린다. 단위노조는 임단협에서 상급단체의 임금인상요구율을 요구한다. 노사는 단체교섭에서 이견을 좁힌 뒤, 당해 임금인상률을 확정하는 게 관례다. 
 
최근 한국노총은 내부 논의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임금인상요구율을 논의했다. 국내외 경제여건, 단위노조 설문조사, 가구생계비 등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확정했다. 한국노총은 올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비가 늘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보호무역 주의가 강화되고, 원화가치가 올라 수출 경쟁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럼에도 수출효자 종목인 반도체와 민간부문의 소비가 늘어 3%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한국노총의 설명이다. 
 
지난해 3분기 도시근로자 가구당 인원수는 3.16명으로 표준생계비는 465만2939원이다. 이중 근로소득으로 충족해야 할 생계비는 407만1322원이다. 한국노총은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1.7%를 반영해 생계비를 산정했다. 생계비의 92%(378만8589원)를 충족하려면 9.2%의 임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임단투 지침 설문조사 결과 단위노조의 72.0%가 7% 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7~8% 인상을 요구하는 응답이 42.9%로 가장 많았다. 한국노총은 "임금인상을 통해 노동시장 내 불평등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의 임금인상요구율은 2011년 이래 가장 높아 올해 임단협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경영계는 올해 수출과 내수 모두 늘어 경기를 낙관했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을 경영의 애로요인으로 꼽아 임금인상 여력이 없음을 시사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지난해보다 9.6포인트 오른 92.7을 기록했다. 3년만에 반등했다.
 
반면 올해 경영상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인건비 상승·인력난'이라고 답한 응답이 47.5%로 두번째로 많았다. 올해 임단협에서도 기업은 임금동결안을 내거나 인상폭도 낮을 전망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금액 1060원) 올라 중소기업의 부담이 이전보다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다음달 경영계 임금조정 권고안을 발표한다. 지난해는 임금을 전년수준으로 동결하고, 초임(정규직)이 4000만원 이상인 기업은 임금을 낮춰 신규채용을 늘리라고 권고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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