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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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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뉴토 초점] ‘경희대 아이돌’ 정용화…소속사 해명 '역효과'

해명 내용도 부실해 오히려 비난 시선

2018-01-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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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경희대 아이돌’ 실명이 드러났다. 소속사가 먼저 해명했다. 이후 본인도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팬들에게 사과했다. 밴드 씨엔블루 보컬 정용화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소속사의 대처는 네티즌들의 공감보다 반감을 샀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란 지적도 있다. 과거 한 아이돌 그룹 멤버가 ‘술은 마셨지만 운전은 하지 않았다’란 해명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후 10년 동안 방송 활동을 하지 못했다.
 
정용화.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논란이 될 부분은 ‘대리 지원’을 소속사 스스로가 인정했다는 대목이다. 17일 오후 FNC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전하며 논란의 아이돌이 정용화임을 인정했다. 이어 공식 입장 전문에 담긴 일부 입장에 네티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FNC엔터 측은 “아이돌 스타와 같은 인기 연예인들은 공연 등으로 바쁜 일정 때문에 소속사가 모든 일정을 정하고, 연예인들은 그 일정에 따라 활동하고 있다”면서 “정용화의 경우에도 이번 대학원 입학을 위한 응시원서 작성 제출이나 학교측과의 연락 등 모든 업무를 소속사가 알아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미 가요계가 아이돌로 재편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아이돌 산업은 한류의 근간이 되면서 여러 경제적 지표에 영향에 끼치고 있다. 때문에 아이돌을 양성, 관리하는 소속사의 경우 멤버들의 사생활 관리까지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극히 개인적인 ‘학사 문제’까지 소속사가 ‘알아서’ 처리했단 점은 논란의 해명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소속사가 짜준 일정에 따라 면접을 봤다’는 주장 역시 ‘면죄부’를 받기에는 개운치 않은 해명이다.
 
소속사 측이 소속 연예인 보호를 위해 먼저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지만 미숙한 부분은 또 있다. 소속 연예인의 학사 지원까지 대신해 줬다는 FNC엔터 측이나 정용화 본인 모두가 자신이 지원할 박사 과정의 정확한 시험 과정이나 절차를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단 점을 인정한 점이다.
 
FNC 엔터 측은 FT아일랜드 씨엔블루를 비롯해 배우 정우 정진영 개그맨 겸 방송인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 등 분야를 망라한 국내 대표 거대 연예 기획사다. 분야별 전문가와 스케줄 관리 등 철저한 분업화가 이뤄진 이 같은 기획사에서 소속사 연예인 본인이나 회사 스스로가 학사 지원 절차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단 점은 해명이라기보다 부끄러워해야 할 부분이다.  
 
박사 과정에 지원했다가 서류 문제로 한 번 탈락한 경험이 있는 회사와 본인 스스로가 개별 면접이 정상 면접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해명이 안된다.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은 소속사 측은 책임을 떠 넘기는 듯한 늬앙스의 발언이었다. FNC엔터 측은 “해당 대학원 학과가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유치해 미달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중이었다”면서 “대학원에 지원해 학과에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는 담당 교수님의 바람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또 “정원미달로 실시된 2017년도 추가 모집시 지원자는 모두 합격될 정도로 경쟁이 없었으므로, 정용화가 들어가기 어려운 과정을 특혜를 받아 부정하게 입학한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들의 해명대로 대중의 평판을 생명으로 삼는 인기 연예인이 ‘편법’을 써 굳이 박사 학위를 따야 할 필요성은 없다. ‘학칙상 개별 면접이 불가능한 것을 알았다면’이란 입장도 더했지만 상식선에서도 이는 불가능한 점을 몰랐을리 없다.
 
FNC엔터 측 입장대로 해당 교수 역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교수와 정용화 그리고 FNC 모두가 잘잘못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FNC엔터 측이 공개한 입장대로 ‘대중들의 평판을 생명처럼’ 여기는 인기 연예인이라면 과정의 중요성 인식도 중요하지만 결과에 대한 인정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정용화는 2016년에도 미공개 정보로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취득해 2억원 상당의 이득을 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결과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까지 겹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더욱 쏠리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정용화의 박사 과정 지원과 소속사가 대리 지원을 한 것을 두고 ‘군 입대 시기를 늦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정용화와 FNC엔터테인먼트. 당분간 대중들의 따가운 비난을 피할 길은 없어 보인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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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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